칠현산(七賢山 515.7m) 칠장산(七長山 491.2m)
유서 깊은 칠장사가 있는 산
경기 안성군 죽산면,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2012.4.7 맑음.-1~13℃)
칠장사-3 정맥 갈림길-칠장산-칠현산-덕성산(519)-광혜원 (4시간)
2007년 혜소국사비와 철당간 지주를 구경하러 안성 칠장사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사적비에도 적혀 있지만 이 부근 산은 원래 칠현산이었다. 고려 현종 때 혜소국사가 이곳에 머물며 7명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 하여 칠장사(七長寺) 요, 칠현산이다. 그 뒤 조선 후기 세도가가 이 일대 토지를 사패지(賜牌地)로 받아서 칠장사 뒤 봉우리를 칠장산으로 부르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 왜장 가토오가 이 절에 들어오자 노승이 꾸짖었다. 왜장은 칼을 들고 노승을 치니, 노승은 간 데 없고 비석이 칼을 맞아 피를 흘려 혼비백산 달아났다는 얘기가 있다. 후미져서 외침 때 사서를 보관하기도 하고, 인목대비가 숨어있기도 했던 절이다. 나한전에서는 박문수가 과거시험 전 기도를 드렸더니, 꿈에 나한이 나타나 시험 구절을 가르쳐주어 장원급제를 했다는 구전도 전한다. 죽산에서 떠나는 버스가 하루 네 번만 들어와 교통이 불편하여 찾는 이가 적다.
지리적으로 칠장산은 의미가 있다. 백두대간은 속리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한남금북정맥 줄기로 여기까지 와서, 북으로는 김포 문수산까지 가는 한남정맥이 되고, 남으로는 오서산 팔봉산으로 이어진 금북정맥이 서해안 쪽으로 달린다. 행정구역상 능선 동쪽은 죽산(竹山)이고, 서쪽은 삼죽(三竹)인데, 산 초입은 온통 산죽(山竹)이다. 산 오르면 주변이 평평하여 조망이 아주 좋다.
눈길을 남쪽으로 돌리면 칠현산 덕성산 가는 산줄기가 뚜렷하다. 당초 명적암 길로 내려가서 칠장사를 한번 더 구경하려 하였으나, 광혜원 가면 교통이 좋고 남으로 뻗어나간 산길이 좋아서, 속담에 '정강이가 맏아들보다 낫다'라고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걸었다. 칠현산을 지나면 사람들 다닌 흔적이 적어 가랑잎이 길 위에 수북하다. 양지쪽엔 생강나무 꽃빛이 화사하고, 봄산에 낭랑한 새들이 들어 봄 맞이 노래가 흥겹다. 얼굴을 보여 주면 산 내려가 자랑하련만 끝내 숨어서 전송한다. ※
교통편
서울 남부 버스터미널에서 8시 10분 진천행 버스를 타고 죽산 하차 (1시간 걸림) 죽산에서 9시 30분 칠장사 행 군내버스 승차 (15분 걸림) 죽산 → 칠장사 : 6:30, 9:30, 13:00, 18:30. 칠장사 → 죽산 : 6:45, 9:55, 13:30, 18:55. 죽산에서 칠장사 행 9시 30분 버스를 타면 원점회귀 산행을 하고 1시 반 차를 타고 나갈 수 있다. 서울남부버스터미날과 죽산(또는 광혜원) 버스는 20~25분마다 있다. 안성 백성운수 031-673-3456, 죽산 버스터미널 031-676-6051. 죽산 택시 031-676-9000,9999
※ 길 안내
① 칠장사 나한전 뒤쪽으로 올라가면 칠장산 가는 등산로 나타난다 (어사 박문수길로 올라가면 칠장산 칠현산 중간이 되어, 두 개 산을 동시에 다녀오려면 시간 낭비가 생긴다)
②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칠장산, 왼쪽은 칠현산 가는 길
③ 칠장산 정상표지석에서 2~3분 더 가면 실제 정상
④ 칠현산에서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명적암 입구가 되어 원점회귀가 된다
⑤ 칠현산에서 덕성산 가는 길은 능선 거의 다 가서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병무관 표시 쪽
⑥ 덕성산에서 내려가서 끄트머리 갈림길에서 왼쪽(편의동 표시)으로 가면 광혜원 성당
⑦ 광혜원 성당에서 고가도로 밑으로 큰길 따라 20여분 가면 광혜원 버스정거장이 있다
일주문에도 칠현산 칠장사라 쓰였다
칠장사
칠장사 대웅전
어사 박문수길 (이길로 올라가면 두 개산 중간이라 2개 산 모두 타기엔 수고가 많아진다)
혜소국사비
칠현산 가는 산줄기 (왼쪽 높은 산이 칠현산) / 칠장산 정상에서
생강나무
칠현산 정상
진천 원경 / 덕성산 정상에서
'산 넘고 산 > 경기 인천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운산 / 아름다운 절집 청룡사가 있는 산 (0) | 2012.05.13 |
---|---|
감악산 / 임진강 너머 개성 송악산이 보이는 산 (0) | 2012.05.03 |
춘삼월 검단 설경 (0) | 2012.03.24 |
호명산 / 물길 위 산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조망 (0) | 2012.03.18 |
율리봉 / 솔숲이 부드러운 산길 (0) | 201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