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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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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계곡길 / 깊고 아름다운 무주 구천동계곡

향곡[鄕谷] 2012. 11. 8. 23:29



구천동계곡길 / 깊고 아름다운 무주 구천동계곡

전북 무주 (2012.11.4. 흐린 후 비)

 

삼공리 주차장(600m)-월하탄~이 속대-백련사(900m) (왕복 약 12㎞. 3시간)

 

 

 

 

 

덕유산 정상을 곤도라를 타고 오르려던 계획은 바람이 많이 불어 무산되었다. 초속 7~8m이면 곤돌라가 움직이지 못한다는데, 그날 바람은 20m가 넘었다. 정상은 눈이 하얗게 쌓였을 텐데 올라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신 구천동계곡을 걷기로 하였다. 구천동(九千洞)은 마을 이름이 아니다. 동(洞)은 풍광 좋은 계곡을 가리키므로 구천동은 계곡을 이르는 고유명사이다. 구천동계곡은 나제통문에서 시작하여 백련사까지 28㎞로, 삼공리 주자장을 기점으로 그 밑을 외구천동, 거기서 위쪽 백련사까지를 내구천동으로 구분한다. 구천동 33경 중 백련사까지 오르는 계곡은 15경 월하탄부터 32경 백련사까지로 (33경은 덕유산 정상)  실제 아름다운 곳은 거기에 다 있다.

 

덕유산은 무주 장수 거창 함양을 품고 있고, 백두대간 중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산이 깊고 덕이 크다는 의미의 덕유산이요, 계곡이 길고 구불구불 굽이가 많다는 의미로 구천동이다. 이미 구천동계곡 단풍은 다 떨어지고 없었지만, 떠나는 가을에 계곡을 걷는 것도 괜찮다. 물 맑고 단풍 아름다운 맛이 좋기야 하겠지만, 요란스럽지 않고 높낮이가 크게 없어 (해발 300m 차이) 호젓하게 다닐 수 있는 점이 있다. 경치 좋은 곳에 짓는 이름은 원래가 좀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잎이 지고 물이 줄어들어 더 그럴 것이다. 걸음도 풍경이 다르면 흥이 다르다. 매월당 김시습도 관군에 쫓기다가 안심대에 이르러 안심하고 발을 씻었다는데, 물을 적셔 발을 적실 여유가 우리도 있었다.

 

 

 

 

 

 

바람 불어 가랑잎도 서서 다닌다

 

 

 

 

 

 

 

 

 

 

 

 

 

신양담 / 새양골로 부르는데, 숲 터널 중 햇빛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라 그렇게 부른다

 

 

 

 

 

구천폭포

 

 

 

 

 

이속대 / 사바세계를 떠나는 중생들이 연을 끊는 곳. 바로 위가 백련사로 들어서는 백련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