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영남대로 옛길 문경 토끼비리

향곡[鄕谷] 2013. 6. 5. 00:06

 

 

영남대로 옛길 문경 토끼비리

경북 문경시 마성면 (2013.6.1) 

고모산성 주차장-성황당-고모산성-진남문-토끼비리 옛길 (왕복 1.5㎞. 1시간반)

 

 

 

문경 토끼비리는 안동에서 승용차를 타고 3번국도를 따라 점촌에서 문경쪽으로 가면 된다. 문경시 마성면에 있는 진남휴게소를 1.5㎞ 지나면 고모산성길 작은 도로표지판이 있으나  찾기가 쉽지 않다. 동네 아주머니가 가는 길을 일러주어 입구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성황당 앞에 있는 안내도에 따라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옛길을 돌아오는 것이 이곳 걷기의 순서다.

 

고모산성은 고모할미가 하룻밤에 쌓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신라가 고구려를 방어하기 위해 쌓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삼국시대 초기에 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복원한 성 옆에는 무너진  옛 성벽 잔해가 남아있다. 고모산성은 강쪽 성벽 끄트머리에 서면 경북 제1경인 진남교반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성 아래 진남문을 따라 눈을 이어가면  토끼비리 가는 길이 숲으로 사라진다. 산 아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3번 국도로 차가 씽씽 달리는데 차소리 보다 오히려 물소리가 더 커서 그 속에 잠긴다.

 

이곳은 조선 태종 때 만든 영남대로 옛길 중 남아있는 길 중 하나이다. 지금 경부고속도로 450㎞인데 영남대로는 380㎞로 더 짧았다. 동래에서 한양까지 걸어서 14일이 걸렸다니, 짚신은 몇 켤레를 가져갔으며 끼니는 어떻게 해결했고, 열나흘 밤은 어떻게 보냈을까? 문경새재는 650m인데 그외는 300m가 넘는 곳이 없다니 이곳이 가장 험하였던 모양이다. 왕건이 후백제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왔다가 갑자기 길이 사라져 당황해 하고 있는데, 토끼가 지나가서 따라 갔더니 길이 열리더란 얘기다. 그래서 토천(兎遷)이요, 이곳 사람들은 '토끼 비리'라 불렀다.

 

토끼비리 초입부터 벼랑이요, 길 아래로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해는 막 넘어가기 시작하고 숲속에는 짐승들이 나올만한 길이다. 이런 길에 양반들은 가마꾼들을 데리고 다녔을테니 민초의 고생이 말이 아니었지 싶다. 지금은 위험지대에 말뚝을 박고 나무로 잔도를 놓아 위험하지는 않다. 바위를 깎은 곳에는 얼마나 다녔는지 돌이 반들반들하다. 길에는 이야기 가 있어야 한다. 서거정 등 여러 선비들의 글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다닌 연유를 이야기로 엮어나가면 이 길은 더 재미있을성 싶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중간중간 상상력을 더하며 발길은 느리지만 이것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다.

 

 

 

 

 

 

 

모산성

 

 

 

 

고모산성에서 내려보는 진남문 부근. 그 오른쪽이 토끼비리 가는 길이다

 

 

 

 

고모산성에서 내려보는 진남교반

 

 

 

 

진남문

 

 

 

 

 

 

 

 

 

토끼비리 옛길

 

 

 

 

 

토끼비리 옛길 끄트머리

 

 

 

토끼비리 끄트머리 전망대에서 보는 진남교반. 멀리 고모산성이 보인다

 

 

 

 

 

 

 

 

 

고모산성과 진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