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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경기 인천 산

귀목봉 / 원시삼림이 있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

향곡[鄕谷] 2013. 6. 30. 16:01

 

 

귀목봉 (貴木峰. 1036m)

원시삼림이 있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

 

논남기-귀목고개-귀목봉-강씨봉 갈림길-장재울 계곡-장재울 마을 (5시간 반)

경기도 가평군 북면 (2013.6.15, 2013.6.29)

 

 

 

귀목봉. 2주 간격으로 같은 산을 갔다. 열차를 타고 가평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50여 분 가까이 조종천을 끼고 달리는데, 무엇이 그리 급한지 참으로 빨리도 달린다. 햇볕은 따가지만 산은 완만하고 이따금 바람도 불어 역시 산속은 달랐다. 논남기에서 오르는 삼림은 깊고 음습하여 혼자라면 으스스한 길이다. 원시림으로 들어가면, 이끼 낀 산길을 딛고 깊어지는 산길에 긴장도 생기고 새로운 들꽃과 엉킨 나무들을 보느라 생동감이 넘친다. 이 청정지역에 들어온 것만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지난번에 많이 보이던 뱀무와 꿀풀은 자취가 겨우 남아 있고, 원추리, 천남성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대신 물레나물, 산수국, 까치수염이 등장하였다. 국수나무 꽃은 사그라지고 숲은 조록싸리 꽃이 덮고 있다. 개다래 잎은 희어지고, 지난번 웅크리도 있던 꽃망울에서 꽃을 소복 피운 나무도 있다. 옅은 빛이었던 나비들은 짙은 빛 나비들로 바뀌었다. 짧은 기간에 산에 들꽃은 속절없이 변하였다. 꽃의 수명은 짧고 분포의 변화도 크다. 세상에 왔다가 빨리도 가는 것이 꽃들의 운명이다. 감동이나 느낌은 체험에서 온다지만 이리도 빨리 변하는 것임을 몰랐다.

 

산길이 아름다운 것을 감탄하다가 정상에 서니, 장재울 계곡과 청계산과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눈앞에 시원하다. 하산 길은 들꽃 천지다. 들길 걸으면 노래가 나온다. 까치수염과 개망초가 가득하다. 달빛에 비친 하얀 꽃길을 상상해 보았다. 폭포 욕을 하고 들꽃을 감상하느라 발걸음이 늦어졌다. 그래도 끄트머리 할머니 가게에서 반찬 솜씨를 안 볼 수가 없다. 조금 뒤에 버스가 내려올 텐데 늦었지 않느냐는 할머니에게 반찬을 내달라 졸라 간단히 술맛을 보았다.  

 

 

※ 교통편

(갈 때) 경춘선 상봉역에서 춘천행 09:02 열차 승차, 가평역 하차 (54분 걸림). 가평역에서 10:25 용수목 행 시내버스 승차, 논남기 하차 (50분 걸림)  * 가평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용수목으로 가는 버스도 있다.

(올 때) 장재울에서 현리행 17:45 시내버스 승차, 현리 하차 (30분 걸림). 현리에서 청량리행 좌석버스 승차 (매 15,45분 발), 상봉역 하차 (1시간 40분 걸림)

 

 

귀목봉 산행도

 

 

 

 

귀목봉 정상

 

 

 

 

 

뱀무

 

 

 

논남기에서 귀목고개 가는 원시삼림

 

 

 

 

 

 

 

같은 꽃이 보름 만에 위아래 이렇게 변하였다 / 귀목봉 정상에서

 

 

꿀풀

 

 

 

기린초

 

 

 

개다래

 

 

 

 

산수국

 

 

 

 

장재울계곡

 

 

 

큰까치수염

 

 

 

장재울 하산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