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걷는다 2
팔당에서 광나루까지
경기도 하남·남양주·구리. 서울시 광진구
하남 창우초등-팔당대교-덕소 취수장-미사대교-음식문화거리-미음교-강동대교-구리한강시민공원-광진교-광나루역 (21.3㎞. 5시간 30분. 2014.3.1. 흐림. 3.3~9.4℃)
한동안 하늘을 덮었던 미세먼지가 없어진다 하여 길을 나섰다. 가지 않은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그 길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팔당대교 부근 상류 배알미리(拜謁尾里)는 한강으로 오르내릴 때 임금이 있는 햔양 땅을 바라보며 배알(拜謁)을 하였다는 곳인데, 이곳에서 맑은 날에 볼 수 있는 북한산이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걸을 만하다.
한강의 이름을 보면, 삼국시대 초기에는 대수(帶水)라 하였다. 대(帶)는 띠인데, 한강이 반도의 중간에 허리처럼 두르고 있는 강물이니 그렇게 표현하였다. 고구려시대에는 아리수(阿利水)이다. 땅을 적셔 풍요롭게 하는 물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고려 때는 큰 물줄기가 맑고 밝게 뻗어 열수(삼수변+列,水)이다. ('열'에 대한 한자가 PC에 없다). 백제 때 부른 중국식 이름 한수(漢水)를 고쳐 부른 이름이 한강(漢江)인데, 우리 말로 크고 넓고 긴 강이란 의미를 가졌다.
강가 넓은 터는 덕소 부근에 오면 도로나 아파트가 들어서서 강 바깥이 잘 보이지 않다가, 구리로 들어오면 야구장과 꽃밭이 있고 시계가 제법 넓어진다. 왕숙천 지류도 있어 물길을 합한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돌아오다가 여드레 머물렀다는 팔야리(八夜里) 앞을 흐르는 냇가라서 왕숙천(王宿川)인데, 지금은 곧게 펴 놓은 물길 옆에서 낚시꾼들이 줄지어 앉아 고기를 잡으며 세월을 낚는다.
구리를 지나면 아차산이 강 바로 옆에 다가서 있다. 그 옆에 있던 도로 바깥으로 강을 따라 도로를 또 내어 하늘이 조금 보일 정도로 두 도로는 가까이 있다. 도로로 눈 앞이 비좁다. 하기야 서울이 비좁은데 어쩌랴. 광진(廣津)은 광주로 건너는 나루이기도 하였고, 이곳 앞을 흐르는 한강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아직 봄은 일러 초록은 보지 못하였고, 날씨가 맑지 못하여 흐릿한 하늘을 보고 걸었다. 강물은 마음을 비운다. 강물을 보고 하루를 또 걸었다.
※ 교통편
(갈 때) 천호역 6번출구 앞에서 341번 버스를 타고 하남 창우초등학교 앞 하차
(올 때) 광나루역에서 5호선 지하철 이용
※ 구간 거리(㎞) 및 소요시간(시:분), 지명 옆 ( )은 누계 시간
창우초등 - 2.3(35) - 팔당대교 동단(35) - 8.3(1:22) - 미사대교(1:57) - 4.5(1:05) - 미음교(왕숙천)(3:02) - 3.3 (52) - 구리한강공원(3:54) - 5.2(1:35) - 광나루역(5:30)
※ 길 안내
① 창우초등학교 앞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 부영아파트를 지나 팔당대교 방향으로 간다
② 팔당대교를 건너 왼쪽으로 길게 돌아 강변으로 접근한다.
③ 왕숙천 하류에서는 바로 건너지 못하고 미음교까지 500여m 걸어가서 한강쪽으로 되돌아 나온다.
④ 음식문화거리 외 한 군데 음식점이 있다. 편의점은 구리시민공원까지 가야 한다.
⑤ 광진교를 지나 천호대교 가기 전에 보이는 오른 쪽 층계로 올라가 왼쪽으로 가면 광나루역이다.
팔당대교 너머 검단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팔당 쪽으로 향하는 자전거 행렬
버드나무는 물기가 올라 빛이 다르다
물 가까이 가니 물새들이 경계를 하느라 같이 소리를 높인다
길 가까이 나와 앉은 덕소에 있는 아파트들
축대 배수구를 집으로 삼은 참새들. 참새의 아파트다.
유일하게 강변을 벗어나는 길이 바로 앞에 있다
오늘은 삼일절. 자전거마다 태극기를 달았다
한 번 물 속에 들어가면 20초간 보이지 않는다. 대단한 잠수 실력이다
구리에는 강변에 야구장이 여럿 있다
암사동과 구리시 사이에 건설 중인 암사대교
목적지 부근 광진교가 멀리 보인다. 산쪽에 건물은 워커힐호텔
'걸어서 보는 세상 > 서울 걷기 좋은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계천 물길 따라, 광화문에서 뚝섬까지 (0) | 2014.05.03 |
---|---|
한강을 걷는다 3 / 광나루에서 노들섬까지 (0) | 2014.04.11 |
한양도성 6 / 창의문에서 숭례문까지 (0) | 2013.10.13 |
한강을 걷는다 1 / 잠실에서 팔당까지 (0) | 2013.10.05 |
한양도성 5 / 장충동-남산-숭례문 (0) | 2013.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