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걷는다 3
광나루에서 노들섬까지
광나루 사거리-천호대교-올림픽대교-잠실대교-뚝섬선착장-영동대교-성수대교-중랑천 합수천-동호대교(옥수역)-한남대교-반포대교(잠수교)-동작대교-이촌안내센터-노들섬(한강대교)-용산역앞 (19.1㎞. 4시간 30분. 2014.4.9. 맑음.박무. 7.0~15.3℃)
한강에도 봄이 찾아와 푸르다. 휘휘 수양버들이 늘어지고, 민들레,제비꽃,애기똥풀 등 들꽃은 앙증맞다. 좁은 틈새의 흙에 비집고 자리잡은 들풀들이 꽃을 피우는 모습은 참으로 대견하다. 열심히 사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루터에는 버드나무가 특히 많다. 옛글을 보면 길 떠나는 사람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버드나무의 생명력과 잡귀를 쫓는 주술의 힘을 여행자에게 주었던 것이다.
광나루에서 시작하는 한강 걷기는 광진교까지 가야 접근할 수 있다. 시멘트 구조물이 많은 다리 부근을 지나고 나서 흙길에 들어서야 길은 부드럽다. 자연과 멀어진 풍경은 사람의 접근을 막는 일이 되고 만다. 사람들이 벌써 망초나물을 캐는 줄 알았더니 물쑥을 뜯고, 중간중간 낚시 허용 구간이 있어 고기도 잡는다. 고기가 잘 잡히냐 물었더니 물이 더 맑아야 한단다.
백두대간을 적시고 내려온 한강은 광나루를 지나면 옥수동 일대인 두모포에 이른다.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서 내려오다가 다시 한강과 합수하는 곳을 두물개라 하고 두뭇개라고도 하였다. 지금의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사이는 동호(東湖 또는 東江)라 불렀다. 용산으로부터 양화나루까지를 서호(西湖 또는 西江)라 하는 것에 대비하여 부른 이름이었다. 그 중간은 남호(南湖)라 하였다. 동호에는 저자도가 있었다. 잠실도,무동도와 함께 이미 사라진 섬이다. 큰 홍수가 일어나 유실되고 압구정에 아파트를 세우며 그곳 흙을 퍼다가 쓰면서 사라져 버렸다. 풍경이 좋아 두모포에서는 독서당계회(讀書堂契會)를 열었고, 한명회는 강 건너에 갈매기와 가까이 사귀는 정자란 뜻인 압구정을 세워 경치를 즐겼다. 겸재 정선도 이곳 배경으로 그림 '압구정'을 그렸다.
나루터는 진(津), 도(渡), 포(浦)로 표시하는데, 옛지도에 나루터 자리에 진(鎭)으로 표시한 곳은 군사주둔지를 의미하였다. 서빙고나루터가 있던 반포대교를 지나면 강변은 제법 넓고 운치도 있다. 초록띠는 더 넓어진다. 동작진이 있던 동작대교를 지나면 흙길도 넓어지지만 막 피어난 청보리밭이 넘실거려 아름답다. 이곳부터는 갈매기도 끼욱거리며 나타나 행동 반경이 이곳까지 임을 알 수 있다. 노량진에서 건너오는 다리는 한강인도교라 불렀는데 지금은 한강대교라 한다. 숱한 역사적 사건을 간직한 다리이다. 중간에 노들섬이 있어 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 교통편
(갈 때)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 (올 때) 국철 용산역 또는 4호선 신용산역
※ 구간 거리(km) 및 소요시간(분), 지명 옆 ( )는 누계 거리
광나루 사거리 - 0.9 (11) - 천호대교(0.9) - 1.0 (15) - 올림픽대교(1.9) - 0.6(8) - 잠실철교(2.5) - 0.9(11) - 잠실대교(3.4) - 2.2(30) - 청담대교,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 (5.6) - 0.7(10) - 영동대교(6.3) - 2.3(35) - 성수대교(8.6) - 2.6(45) - 동호대교,옥수역(11.2) - 1.4(20) - 한남대교,한남역 (12.6) - 2.4(30) - 반포대교, 잠수교 (15.0) - 1.2(17) - 동작대교(16.2) - 1.3(18) - 이촌나루터(17.5) - 0.9(13) - 한강대교,노들섬(18.4) - 0.8(12) - 용산역앞 (19.1)
※ 길 안내
① 광나루에서 한강 접근은 광나루역 2번출구에서 나와 광진교 방향 한강호텔 앞에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광남중까지 걸어가면 한강으로 접근하는 나들목이 있다.
② 올림픽대교,잠실대교,영동대교 등은 접근로가 가까이 있으며, 중간에 접근로가 수시로 있다.
③ 성수대교 아래에서는 서울숲으로 연결된다.
④ 편의점은 뚝섬유원지와 이촌나루터 부근에 있다.
올림픽대교가 보이는 버드나무길
봄빛에 샛노란 민들레
잠실주경기장
청담대교가 보이는 뚝섬부근 유원지
중랑천 너머 응봉산 / 왕들의 매사냥터라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
중랑천 하류 / 흙들이 쌓인 자리 아래가 저자도였다
저자도가 있던 동호 일원 / 앞에 보이는 성수대교를 건너면 오른쪽이 압구정동이다.
성수대교는 1994년 붕괴되어 출근과 통학을 하던 32명의 인명이 희생된 후 다시 만들었다.
반포대교 남단 하류에 있는 새빛둥둥섬
동작대교를 지나면 넓은 흙길로 운치가 있다
청보리밭을 지나 멀리 한강대교와 노들섬이 보인다
노들섬을 지나는 한강대교 너머 여의도 63빌딩이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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