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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가래나무 / 산추자나무

향곡[鄕谷] 2014. 7. 2. 10:16

 

가래나무

산추자나무

 

 

과이름 : 추자나무과

다른 이름 : 산추자나무

개화 및 결실 : 5월, 9월

용도 : 관상수, 식용, 약용, 목재

 

 

가평에 있는 귀목봉을 20년 전부터 십수 차례 산행을 하였는데, 대개 다락터마을에서 시작하여 귀목고개로 올라가서 장재울계곡으로 내려온다. 산에서 내려오면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에 밥을 부탁하여 산나물을 된장이나 고추장에 비벼서 먹고, 가평 가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평상에서 쉰다. 그 평상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가 가래나무다. 누워 있다가 보면 할아버지가 닭의 모가지에 부엌칼을 대고 닭의 멱을 따는가 하면, 술안주로 나물과 된장을 더 내오기도 한다. 가림막이 가마니인 화장실은 널판지로 되어 있고 볼 일을 다 보면 부삽으로 재를 떠서 덮어야 하는 곳이다. 몇 년 후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는 밥을 파는 일은 그만두고서 딸이 사는 다락터 윗마을로 이사를 가시고, 가래나무가 있는 집은 서울 사람에게 팔렸다. 갈 때마다 집문은 잠겨 있어 옛 생각을 떠올리며 가래나무를 쳐다보고 온다.

 

지난해 봄에도 그리고 여름에도 주인 없는 마당에 가래나무는 파릇하였다. 초가을에 개망초가 엄청 핀 장재울계곡을 거꾸로 올라가서 귀목고개 가까이 능선에 다다랐는데, 거기서 큼지막한 가래열매가 떨어져 있었다. 가래나무를 한자로 추목(楸木)이라 하고 그 열매를 추자라 한다는데, 어릴 때 우린 호도나무를 추자나무라 하였다. 집에는 호도나무 한 그루가 있어 따면 두어 말은 되었다. 호도나무가 추자나무, 가래나무가 산추자나무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 두 나무는 잎이나 열매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가래나무 잎이나 열매가 조금 길쭉하고 호도나무는 동글방하다. 옛사람들은 산소에 가래나무를 심었기에 산소가 있는 곳을 추하(楸下), 산소 가는 일을 추행(楸行)이라 하였을 만큼 효도나무이기도 하다. 열매가 단단하여 불가에서는 가래나무 열매를 갈아서 염주로도 쓰기도 한다. 귀목봉에서 내려와 그 집 가래나무 아래(楸下) 평상에 앉아 지난 일을 생각하였다.

 

 

 

 

 

가래나무 / 가평군 하면 다락터마을

 

 

 

 

가래나무 / 가평군 하면 다락터마을

 

 

 

 

 

다락터마을 가래나무 (가평 2014.6.29)

 

 

 

 

 

가래나무 열매 / 귀목봉 (가평 2013.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