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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제주도

비양도 / 천년 전에 생긴 섬

향곡[鄕谷] 2014. 11. 26. 10:10

 

제주의 오름

 

비양도(飛揚島. 표고 114m. 비고 104m)

천년 전에 생긴 섬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014.11.17)

 

  

 

협재와 금릉해수욕장 초록빛 해안가에서 보이는 작은 섬이 비양도이다. 날 비(飛)에 날릴 양(揚)으로, 날아갈 듯 날렵한 몸매를 지녔다. 초록빛 바닷물을 배경으로 사진으로 담아가는 섬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시대 목종 5년(1002년)과 10년(1007년)에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났다는 기록이 있다. 바다 가운데서 닷새 동안 붉은 물을 쏟아내며 솟아올랐다는 것이다. 땅은 수백만 년 수억 년 전 인간이 살기 이전 형성된 것이 대부분인데, 비양도는 천 살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땅이다.

 

서귀포에서 일주도로(1132번)를 달려 한림항에 도착한 것은 배 떠나기 한 시간 전인 8시였다. 항구에서 일꾼들은 배에서 내린 그물에서 조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아예 식사할 상자들을 옆에 갖다 두고 새벽부터 일한 모양이다. 9시, 12시, 오후 3시 하루 세 차례 배가 떠나고 15분 뒤 비양도에서 돌아나온다. 40명이 타는 배에 25명 정도 타고 건넜다. 바람은 불어 파도가 뱃전을 치고 가끔 갑판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물세례를 퍼붓기도 하였다. 파도를 피하려 움직이는 바람에 카메라 앞에서 햇볕을 가려 주는 덮개가 바다 속으로 빠져버렸다.

 

섬은 둘레 3.5㎞, 면적 0.59㎢로 작다. 첫 배라서 선착장에 내리면 제주로 건너 올 주민들 몇몇과 의무경찰과 배웅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배를 기다린다. 선착장을 벗어나면 '봄날' 영화 촬영지를 알리는 기념물과 섬 탄생 천년 기념비가 갯가에 서 있다. 마을 입구 돌담 사이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아름다운 섬 둘레길이 시작된다. 천연기념물인 비양도 용암 기종이 바닷가에 널려 있다. 바다새는 물가에서 휴식을 즐기고, 배 타고 건너온 청년들은 초록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한적한 해안길을 걸었다. 바람은 있지만 섬 안은 고요하다.

 

섬을 한 바퀴 돌아 비양봉을 올랐다. 섬이 작아 큰 파도 출렁이면 섬이 깎여갈 듯 낮아서, 건너편 제주섬이 더 우뚝해 보인다.  분화구로 가는 길에 띄엄띄엄 나무들이 호위하고 있다. 그중에는 이곳에서 만 자란다는 비양나무가 있다. 천년 전 붉은 물을 뿜어내던 화구호는 입을 닫고 나무와 풀이 덮였다.  한라산 정상은 흐린 날씨로 구름 속에 있고, 남서로 뻗어 내린 능선만 뚜렷하다. 길가에 늘어선 동백나무 진붉은 꽃이 사람들을 배웅하였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명사가 동백인데, 이제 찬바람 불어 오는 깊은 겨울에도 동백꽃 사랑은 이리도 붉으리라. 

 

 

※ 배편 (운항시간 및 요금) : 아래 사진 참조

 

 

 

 

한림항 비양도 승선장

 

 

 

그물을 터는 사람들

 

 

 

비양도 가는 바닷길

 

 

 

비양도 천년기념비

 

 

 

봄날 영화 촬영지 기념물

 

 

 

비양도 둘레길 시작점

 

 

 

 

 

 

 

 

 

비양도 용암 기종이 있는 둘레길

 

 

 

 

 

 

 

 

 

비양봉 화구호

 

 

 

 

동백꽃

 

 

 

 

 

비양도

 

 

 

 

 

협재해수욕장에서 본 비양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