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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세월 속으로

잉크와 펜 / 문방의 벗

향곡[鄕谷] 2016. 7. 11. 10:37

 

 

 

 

 

크와 펜

문방의 벗

                

 

 

 

 

 

  

나는 펜글씨로 읽은 책을 요약 정리하고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내가 하던 방식이다. 질 좋은 잉크나 노트나 펜을 사려고 다리 품을 팔아 멀리 다니기도 한다. 품질이 점점 신통찮아지고 있다. 아직도 펜으로 쓰는 사람이 있다면서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펜으로 잉크를 찍어 쓰는 일은 팔도 안 아프고, 쓴 내용을 보관하기도 좋아서 그렇게 한다. 

 

펜은 라틴어 penna에서 왔는데 깃털이란 뜻이다. 처음 펜글씨를 쓴 사람은 거위 깃털을 가지고 글씨를 썼다. 그것이 뼈와 쇠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렀다. 펜은 특수강으로 찍어서, 고온으로 가열하고, 담금질을 하고 연마한 다음, 2 등분하여 쪼개고, 다시 끝을 연마한 후 도금하여 상품으로 내놓는다. 세월이 가면 품질이 좋아야 하는데, 괜찮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펜끝을 쪼개는 것이라는데 나는 전 과정이 다 중요할 듯싶다. 노트 몇 장 못 쓰고 펜이 뭉텅지니 잉크값보다 펜값이 더 들어간다. 종이에 대고 쓰는 철펜인데 왜 그렇게 빨리 닳는지 모르겠다.

 

잉크는 중국과 이집트에서 시작하였다. 잉크는 안료와 고착제를 넣어 만드는데 퍼짐 현상이 있는 것이 많다. 노트도 한 두 제조사 것 빼고 대부분 퍼진다. 문방구에서 잉크나 펜을 파는 곳도 줄어들고 있어서, 잉크와 펜이 세월 속의 물건이 되어가고 있다. 한참 쓰다 보면 가끔 먹물이 손에 묻기 일쑤인데, 그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