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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제주도

한라산 / 변화와 신비의 산

향곡[鄕谷] 2017. 10. 19. 22:45

 

 

 

한라산(1950m) 8

변화와 신비의 산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개미등-탐라계곡-관음사입구

2017.10.17. 흐린 후 맑음. 이동거리 18.3㎞. 걸린 시간 9시간 20분

 

 

제주도는 동서 73㎞, 남북 31㎞인 타원형으로 그 안에 남한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2만 5천여 년 전 화산활동으로 한라산이 생겼다. 섬이 비좁을 정도로 앉음새가 넓다. 생명 탄생의 요란함으로 불기둥이 천지를 뒤흔들며 용솟음쳤다. 그래서 이은상 선생은 백록담을 불늪이라 하였다. 불늪을 뚫고 분출한 펄펄 끓는 바윗 물은 바닷가까지 넘쳐 제주를 신비롭고도 아름답게 하였다.

 

어제 종일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늦은 밤에 그쳤다. 오늘은 설문대할망이 우리의 산길을 도와주었다. 올해 초 큰 눈이 내려 산행을 시작하지도 못한 일을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성판악으로 올라가는 동안 한라산은 누워 있는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맑다는 표시다. 산으로 들어서니 굴거리나무 사이로 뿌연 안개가 차 있더니, 1700고지를 넘어서서 구상나무 고사목을 지나자 하늘이 파래졌다. 

 

며칠 비가 내려 백록담에 물이 조금 고였다. 수차례 백록담에 와서 본 것 중 가장 많은 물이다. 관음사 방향으로 내려섰다. 백록담 북벽에서 삼각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늘 눈을 시원하게 한다. 북사면 쪽 가장 높은 곳 바위무더기가 있는 곳이 장구목으로, 왕관릉에서 보면 장구를 닮았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한라산에서 유일하게 눈사태가 발생하는 지역이라 해외원정대가 적설기 빙벽훈련을 하는 곳이다. 한라산 중에서도 아찔한 곳인데, 단풍이 두르고 있어 산이 더 아름답다.

 

삼각봉을 지나 개미등으로 내려섰다. 건너 왕관릉이 늠름한 왕관을 쓰고 화려함을 뽐낸다. 왕관릉은 관음사 쪽으로 흐르던 용암이 멈추어 굳은 바위다. 겨울은 위엄을, 가을에는 화려함으로 장관을 이룬다. 정상에서 왕관릉까지는 경사가 이어지다가 이곳부터 길이 쉬워진다. 탐라계곡으로 내려섰다. 바위덩이가 둥글둥글한 명품 계곡이다. 물은 그리 많지 않은 건천이다. 한라산을 만든 설문대할망이 빠져 죽은 데는 한라산 동북쪽 물장울이라는데, 거인이 빠져 죽을 만큼 그곳은 깊다. 계곡마다 모습이 다 다르다. 한라산은 그만큼 변화가 많고 신비하다. 그러니 몇 번 오르고서 이 산을 다 말할 있겠는가.     

 

 

※ 교통편 : (갈 때) 승용차 이용 성판악 하차 

              (올 때) 택시 이용 성판악으로 가서 차량 회수    

 

 

 

백록담

 

 

 

 

 

구상나무 고사목.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1700 고지

 

 

 

1700 고지를 지나서 보는 서귀포. 왼쪽으로부터 섶섬, 문섬, 범섬도 보인다

 

 

 

백록담

 

 

 

한라산 정상 오르는 사람들

 

 

 

관음사 방향 구상나무 군락

 

 

 

백록담 북사면 장구목 부근

 

 

 

장구목에서 삼각봉 가는 능선

 

 

장구목 아래 단풍 절경

 

 

장구목 아래 단풍 절경

 

 

 

삼각봉과 왕관릉 사이 탐라계곡

 

왕관릉. 오른쪽 정상부가 백록담 북사면이다

 

 

 

삼각봉. 왼쪽 끄트머리가 백록담 북사면이다

 

 

 

탐라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