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우가 궁금하다

 

 

태종우(太宗雨)가 궁금하다

 

 

 

 

 

 

 

음력 5월 초열흘에 내리는 비를 태종우(太宗雨)라 한다. 조선 태종의 기일인 음력 5월 10일이면 늘 비가 내렸다고 한다. 태종이 왕위에 있을 때 가뭄이 몹시 들었다. 태종은 스스로 애꿎은 생명을 많이 죽여서 하늘에서 심판하는 것이라 자책하였고, 가뭄에 기우제를 올리고 애를 썼는 모양이다. 그러다가 태종이 죽음에 임박하여 '내가 마땅히 하늘에 올라가 이를 고하여 즉시 단비를 내리게 하겠다'라고 하였다. 그가 죽자 한줄기 비가 내렸고, 태종의 기일만 되면 비가 내렸으므로 이를 태종우라 하였다.

 

태종이 승하한 이후 태종의 기일이 되면 비가 내렸다는 것은 여러 자료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길은 없다. 음력 5월 10일을 양력 해당일로 변환한 후 최근 30년간 기상청 자료를 가지고 확인해 보았다. 

 

 

 

    ※ 과거 30년간 (1989~2018) 서울지역 태종우 강우                  

                                                                                                        (단위 : mm)

 

년도	해당일	강우량	앞뒤 ±3일 강우 여부	년도	해당일	강우량	앞뒤 ±3일 강우 여부
1989	6.13	×	뒤 ○	2004	6.27	×	×
1990	6.2	×	앞 ○	2005	6.16	×	앞뒤 ○
1991	6.21	×	뒤 ○	2006	6.5	×	×
1992	6.10	8.8		2007	6.24	6.0
1993	6.29	9.1		2008	6.13	×	앞 ○
1994	6.18	×	×	2009	6.2	4.5
1995	6.7	×	×	2010	6.21	×	앞 ○
1996	6.25	×	앞 ○	2011	6.11	×	×
1997	6.14	×	앞뒤 ○	2012	6.29	20.0
1998	6.4	(0.5)	앞 ○	2013	6.18	12.0
1999	6.23	25.3		2014	6.7	×	뒤 ○
2000	6.11	×	앞 ○	2015	6.25	2.0
2001	6.30	53.9		2016	6.14	×	뒤 ○
2002	6.20	5.0		2017	6.4	×	뒤 ○
2003	6.9	×	×	2018	6.23	×	뒤 ○
합계						10번	14번

  * 기상청 서울지역 강우량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1mm 미만은 제외함

 

 

기상청 자료로 최근 30년간 태종의 기일에 태종우가 내렸는지 확인하였더니 30년 중 10번이었다. 확률은 33.3%였다. 30년 동안 10mm 이상 내린 경우는 4번이니 흡족하진 못하다. 태종우가 내릴 시기는 물론 장마보다 조금 앞선 시기다. 요즈음 기후도 그때와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기후온난화로 장마기간도 짧아졌다고 한다. 또한 장마 예보도 잘 맞지 않아서 우기(雨期)로 용어를 바꾼다고 한다. 태종우가 정말 맞느냐는 것도 의미가 없어지는 기후가 되었는지 모른다. 태종우가 역사 속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