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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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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미천골 불바라기약수

향곡[鄕谷] 2018. 10. 19. 11:37





깊고 깊은 미천골 불바리기 약수

강원도 양양군 서면 미천리 미천골휴양림 (2018.10.17)

휴양림 마지막 주차장(입구에서 5.5㎞지점)-불바라기약수 : 왕복 12㎞ (3시간 50분)






미천골은 홍천에서 백두대간 구룡령을 넘어 동쪽 양양에 있는 깊고 깊은 계곡이다. 신라대에

이곳에 자리잡은 절 선림원에 스님들이 많았다. 당시 거주하던 스님들이 쌀을 씻은 물이 계곡에

하얗게 흘러 내려 미천(米川)이라 한데서 유래한다. 804년에 세운 절은 10세기 전반에 태풍과

대홍수로 무너진 후 복원하지 않았다. 지금은 보물로 지정한 석탑 석등 등 4점이 남아 있다.


미천골 불바라기약수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휴양림 입구에서 5.5㎞를 승용차를 타고 차단기를

설치한 곳까지 가서 6㎞를 걸어가야 하니 왕복 12㎞를 걷는 셈이다. 계곡에 물은 풍성하다. 

숲은 년중 물을 품어내고, 땅을 같은 온도로 유지하게 하는 귀중한 안식처이다. 단풍은 하루

50m씩 고도를 낮추고, 25㎞씩 남하한다. 10월 중순 강원도 높은 산에 단풍은 절정이다. 이곳

계곡도 단풍으로 불난리가 났다. 


6㎞ 중 5.7㎞가 임도이고, 나머지가 산길이다. 임도 끄트머리는 키 낮은 풀이 길 안까지 들어왔다. 

산은 키 작은 나무에서 큰 나무까지 수종이 다양하다. 산벚나무 당단풍나무 생강나무 싸리나무가

도열하여 단풍이 화려하고, 끝까지 남은 구절초는 물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비는 오락가락 하고 가지 끝 잎새에 맺힌 물방울도 곱다. 바짓가랑이는 젖었지만 발걸음이 즐겁다.


임도를 벗어나 짧은 산길로 들어섰다. 청룡폭포와 황룡폭포 사이에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청룡폭포

벼랑에 약수가 있지만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워 고무호스로 연결시켜 놓았다. 탄산수에 철분을 녹인

물맛이 톡 쏜다. 물맛이 강해 뜨겁게 느껴질 정도라 불바라기라 하는 얘기도 있고, 이곳에 철이 많이

나서 농기구 제작하는 곳이 많아 '불바닥'이라는 말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있고, 약수가 철분 성분

때문에 벌건 빛을 띠어 '불바닥이'가 불바라기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어느 것이든 좋다. 약수가

신경통과 위장병에 좋다는데, 이런 오지를 매일 30리를 걸어다니면 몸이 좋아질 수밖에 없겠다.



※ 미천골휴양림 : 강원도 양양군 서면 미천골길 115. 전화 033-673-1806

※ 교통편

 1. 승용차 : 잠실-서울양양고속도로- 서양양IC-미천골휴양림 158㎞

 2. 대중교통 : 양양시외버스터미널 → 갈천방면 10번 (08:30, 09:50, 14:10, 18:30) 약 40분 소요

※ 주의 : 산짐승이 있어 오후 3시이후 출발을 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청룡폭포(좌)와 황룡폭포(우) 사이에 불바라기약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