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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보리수 / 하얀 점이 있는 새콤달콤한 열매가 열리는 진짜 보리수

향곡[鄕谷] 2018. 12. 3. 11:48

 

 

 

보리수

하얀 점이 있는 새콤달콤한 열매가 열리는 진짜 보리수

 

 

과, 속 : 보리수나무과, 보리수나무속

개화 : 5~6월, 황백색

결실 : 9월

분포 : 한국(중부 이남), 일본

용도 : 관상수, 식용, 약용

 

 

 

보리수 / 추자도 (제주. 2018.11.5)

 

 

 

 

우리나라 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어른 키 두 배 정도 되는 보리수는 봄이 되면 황백색 꽃에 구수한 꿀 향기가 난다. 가을에는 6~7mm 정도밖에 안 되는 크기에 하얀 점이 있는 열매가 열린다. 길을 가다가 따먹어 보면 약간 떫기도 하지만 단맛이 난다. 이것이 우리 보리수이다. 보리수 열매를 보면 시골에서 컸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산기슭이나 논두렁가에 서 있는 보리수 열매를 따먹은 얘기를 하곤 한다. 

 

그런데 보리수라 하면 부처님이 나무 밑에서 득도하였다는 보리수도 있고, 슈베르트 가곡에 나오는 보리수도 있다. 부처님의 보리수는 무화과 사촌쯤 되는 보오나무인데, 나무 밑에서 득도하였다는 'Bodhi'를 한자로 음역 하면서 보리(提)라 하여 보리수가 되었다. 보오나무는 아열대에만 있어 불교가 들어올 때 그 나무까지 들어올 수는 없었다.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에 나오는 성문 앞 우물 곁에 그 보리수는 피나무 종류인데 번역하는 사람이 보리수라 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피나무의 종류인 달피나무를 보리수라 했다. 그 열매로 염주를 만들었다. 이렇듯 보리수와 연관된 나무가 많다 보니 실제 보리수와 다른 보리수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태국 치앙마이 어느 정원이 있는 찻집에서 부처님을 나무 아래 모셨기에, 나무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보리수라며 부처나무라 부른다고 하였다. 그게 실제 보오나무인지는 알지 못한다. 부처님의 보리수가 들어올 수 없다 보니 우리나라 절에서는 대용 나무로 피나무를 선택하여 보리수로 삼았다. 잎이 인도보리수와 닮아 하트 모양이고, 새까만 열매가 염주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나라별로도 보리수나무는 각기 다르다. 

 

우리 보리수는 그런 보리수와 다르다. 어린 가지는 갈색이었다가 커지면서 흑회색으로 바뀌며, 잎은 긴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9월에 열매가 달리는데, 가지에 가시가 많아 열매를 딸 때는 조심해야 한다. 유래를 보면 열매나 씨가 보리알 모양이라 보리수라 하였다는 얘기가 있고, 조선왕조실록에 연산군이 보리수 열매를 익은 다음에 봉해서 올리라는 기록에 나오는 보리수는 전남 완도의 보길도로 짐작되는 보리라는 마을에서 열매가 많이 나는 나무가 보리수라는 얘기도 있다. 우리 보리수는 나무 크기는 작지만 탄력이 있어 농기구 연장이나 지팡이를 만들고 울타리도 만들고, 열매를 따먹던 진짜 보리수이다. 

 

  

 참고서적

1.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 가지. 이유미. 현암사

2. 궁궐의 우리 나무. 박상진. 눌와

3. 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박상진. 김영사

4. 우리 나무의 세계 2. 박상진. 김영사

5. 식별이 쉬운 나무도감. 국립수목원. 지오북

6. 한국의 나무 바로 알기. 이동혁. 이비락

 

 

 

 

 

보리수 / 창덕궁 (서울 종로. 2010.5.13)

 

 

 

 

 

보리수 / 추자도 (제주. 2018.11.5)

 

 

 

 

 

보리수 / 추자도 (제주. 2018.11.5)

 

 

 

 

 

보리수 / 관매도 (전남 진도. 2018.11.20)

 

 

 

 

 

 

보리수 / 한라산 (제주. 2017.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