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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감나무와 고욤나무

향곡[鄕谷] 2019. 1. 3. 10:29

 

 

감나무와 고욤나무

감에는 고욤나무의 희생이 있다

 

감나무 : 감나무과. 개화 5~6월. 결실 10~11월

고욤나무 : 감나무과. 개화 6월. 결실 10~11월

 

 

 

 

집 안팎에 과일나무가 있으면 늘 계절의 풍요를 느낄 수 있다. 과일나무는 대부분 오래가지 못한다. 매년 과일을 맺는 나무가 힘들어서도 그렇고, 새 품종이 나오면 베고 새로 심어서도 그렇다. 그래서 대추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등은 그런 바람을 덜 타게 되어 오래나무들이 있다.

 

예전에 우리 집에는 감나무 세 그루가 있었다. 다른 과일나무도 있었지만 워낙 감나무가 커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감꽃이 지고서 감이 열리기 시작하여 어느 정도 굵기 전에 벌써 감이 떨어지며 기왓장을 때렸다. 그 풋감도 두면 간식거리가 되었고, 덜 익은 땡감도 물에 담가서 침시(沈枾)로 먹었다. 가을에 감이 익으면 망태기로 따거나 대나무 장대로 가지를 꺾어서 땄다. 감은 좋은 군것질이었다. 감은 자식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자목(祈子木)이기도 했지만, 이가 없는 노인도 먹을 수 있는 노인목이기도 했다.

 

감나무는 그냥 크는 것이 아니라 고욤나무에 접을 붙였다. 고욤나무는 감보다 작은 열매가 열리고 잎도 작다. 그냥 먹기는 떫기도 하고 작아서 씨를 빼고 숙성시켰다가 숟가락으로 퍼서 먹었다. 감씨를 심으면 감이 나기는 했지만 감이 작아서 고욤나무에 접붙이기를 해야 제대로 된 감이 열린다. 고욤나무의 희생에 감이 탄생한 것이다. 지극 정성으로 키운 자식이 감이다. 감은 늘 새 가지에 열리고, 감 하나에도 이런 희생이 있다. 그래서 제사상에 올리지 않았겠는가.

 

 

  

감나무 / 서울 송파 (2009.6.13)

 

 

감나무 / 서울 송파 (2013.7.3)

 

 

 

감나무 / 강원 삼척 (2016.9.29)

 

 

 

감나무 / 서울 송파 (2016.11.15)

 

 

고욤나무 / 서울 성북구 (2021.5.31)

 

 

 

고욤나무 / 주문도 (인천 옹진. 2016.10.2)

 

 

 

 

고욤나무 / 서울 강남구 (2019.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