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에 풍금소리
풍금은 페달을 밟아서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내는 건반악기다. 오르간(Organ)을 한자로 번역하였는데, 바람 풍(風), 거문고 금(琴)이니, 바람을 불어 거문고처럼 소리를 낸다는 뜻인 모양이다. 우리나라에 풍금이 들어온 것은 1896년 서양선교사에 의해 들여와 학교와 교회에 놓고 사용했다. 지금은 피아노를 쓰고 있지만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풍금이 대세였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들은 음악시간에 풍금 건반을 치며 노래를 가르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음악을 잘 가르치던 여선생님은 공부를 더 하신다고 서울로 가시고, 2학기에 남자 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음악은 어려워 하셨다. 풍금도 실로폰 치듯 하나씩 치는데 둔하고, 기억하기에 음치에 가까웠다. 따로 남아서 풍금 치는 연습을 하는 소리도 들었다. 도저히 안되었는지 몇 번 수업을 진행하다가 음악시간은 옆 반 선생님과 바꾸어 수업을 받았다. 옆 반 여선생님은 달랐다. 흥을 내어 '그렇지' 한마디 하면 아이들은 더 신이 나서 노랫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년 뒤 여름방학 때 교정에 가 보았다. 그 사이 옛 사범학교가 교육대학으로 바뀌고, 우리가 배우던 4학년 교실이 있던 건물은 음악실로 바뀌었다. 교대 학생들이 방학 중에 나와 방방이 들어가서 풍금을 치고 있었다. 학교 다닐 때 늘 부르던 동요가 들려 지나가다 발길을 멈추고 나도 같이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동요는 풍금을 치며 부르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은 늘 그렇게 부르고 들어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