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피(雪皮)
눈밭에서 신는 덧신
설피(雪皮)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서 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신고 다니는 덧신이다. 묵은 눈 위에 또 눈이 가득 쌓인 대간길에서 설피를 신고 걸은 적이 있었다. 닭목재에서 평창과 강릉 사이에 있는 고루포기산(1283.3m)에 가는데 설피를 신고 걸었다. 설피를 신고 눈을 밟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지만, 넓은 눈밭에서는 그만이다. 단내 나도록 걷는 눈길에서는 그래도 힘을 절약할 수가 있다.
설피는 여름철에 칡이나 다래덩굴로 만드는데, 이젠 쇠나 스텐으로 만든 아이젠이 대신하고 있다. 요즘 체인아이젠이 과거의 설피이다. 아이젠은 바닥에 눈이 떡이 되도록 붙어 눈이 많은 곳에서는 엉기기에 털면서 가야 하는데, 설피를 신으면 엉겨 붙는 것이 덜하여 도움이 된다. 체인아이젠도 설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흘러간 세월의 물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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