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 물
골리수(骨利水)라 부르던 천연 건강음료
고로쇠나무 / 축령산 (경기도 남양주)
한겨울이 지나고 나무가 물오름을 시작하는 2월부터 고로쇠나무에서 물을 받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매년 고로쇠나무에 고로쇠나무가 많은 산에 약물을 마시러 간다. 나무가 새로 난 잎새를 위해 가지에 보내는 양분을 사람들이 가로채는 것이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회갈색 나무껍질 1m 정도 높이에 구멍을 내고 물을 받는다. 한 나무에서 200리터나 될 정도로 많은 양의 물이 나온다. 초봄에 고로쇠나무가 많은 마을에 가보면 고로쇠 물을 받느라 나무마다 구멍을 낸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한 나무에 뚫는 구멍 수를 3개 이하로 정하였다고 하는데, 매년 뚫어서 그런지 구멍 투성이이다. 한 나무에 한 두 개 구멍을 뚫어 마시고 코르크 등으로 막으면 균의 침입을 막아 괜찮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무들 수난이 많다.
고로쇠 물이 팽창하고 압력이 증가해서 수액이 물 밖으로 나온다. 고로쇠 물을 맛보면 은은하게 달다. 당분이 2% 정도 들어있다고 한다. 칼슘(Ca), 칼륨(K)이 제일 많다. 당뇨, 위장병, 신경통, 산후병, 신장병, 숙취, 폐병, 관절염, 골절상 치료에 좋다고 한다. 나무껍질을 채취해서 달여서 먹기도 하고, 뼈가 부서진 데에 생 것을 찧어 바르기도 한다. 옛날부터 고로쇠 물은 천연건강음료였다. 고로쇠물은 먹는 철이 짧고, 유통기간도 짧다. 주로 물이 오르는 경칩이나 곡우 즈음이 제철이다. 신라말 승려 도선국사가 오랫동안 좌선을 하여 무릎이 아파서 이 물을 마셔서 나았다는 얘기가 전한다. 뼈에 이로운 골리수(骨利水)라 부르다가 고로쇠로 바뀌었다.
고로쇠나무가 자라는 숲은 많다. 고로쇠나무가 크면 20m 정도 되는 낙엽 지는 큰키나무이다. 꽃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잎보다 먼저 핀다. 잎은 단풍나무처럼 생겼지만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잎의 굴곡 깊이가 얕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없고 매끈하다. 가을에는 곱게 물드는 단풍빛은 붉지 않고 노랗다. 열매는 프로펠러 같은 시과가 달린다. 고로쇠나무라 하면 수액부터 떠오르지만 목재가 더 좋다. 가공이 어렵지만 붉은빛이 돌아 아름답고 치밀하여 바닥 건축재, 가구재, 악기, 테니스 라켓, 볼링 핀, 배의 키 등 쓰임새가 많다. 풍치수로 좋지만 건조한 곳이나 공해가 있는 곳은 잘 자라지 못한다. 고로쇠나무 수액으로 도움만 받을 것이 아니라 고로쇠나무 식목도 하여야 한다. 언젠가는 고로쇠나무 수액을 못 마실 날이 올지도 모른다.
고로쇠나무 / 축령산 (경기도 남양주)
고로쇠나무 / 화야산 (경기도 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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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 / 설악산 (강원도 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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