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도리풀
애호랑나비가 사랑하는 풀
과명 : 쥐방울덩굴과
개화 : 4~5월
족도리풀 / 천마산 (경기도 남양주. 2020.4.8)
4~5월 낙엽수림 그늘 밑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에 족도리풀이 있다. 옛날 시집 장가갈 때에 남자는 머리에 사모를 쓰고 여자는 족두리를 썼는데, 꽃 모양이 그 족두리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원래는 족도리였는데 표준어가 족도리에서 족두리로 바뀌었지만, 족도리풀은 고유명사라 그대로 쓰고 있다. 키는 20~30㎝ 정도로 나지막한데 잎이 커서 꽃은 보이지 않는다. 잎은 원 줄기 끝에서 마주 나와 퍼지므로 마치 마주 난 것처럼 보인다. 그 잎을 젖히면 예쁜 담자색 족도리꽃이 보인다.
마치 꽃을 숨겨 놓은 듯 보여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여기에 족도리풀의 비밀이 숨어 있다. 보통 꽃들은 벌과 나비들이 꽃가루받이를 하는데, 족도리풀은 개미나 땅으로 기어서 다니는 곤충들이 그 역할을 한다. 꽃을 낮게 매단 이유도 도움을 받기도 하고 그러한 곤충들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곤충들마다 먹는 음식이 다른데, 족도리풀은 애호랑나비가 좋아하는 풀이다. 애호랑나비는 족도리풀 잎 뒤에 알을 낳고, 커서는 족도리풀을 먹으니 애호랑나비에 헌신하는 풀이다. 족도리풀에는 독성이 있다는데 면역이 된 모양이다. 개미도 족도리풀 씨앗의 겉만 먹고 씨앗을 바깥에 버리면 씨앗을 틔우게 된다. 세상에 혼자 크는 꽃이 없다. 사람 세상도 혼자 살 수가 없다. 공생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귀중한 들꽃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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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 / 천마산 (경기도 남양주. 2020.4.8)
족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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