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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향곡[鄕谷] 2020. 2. 27. 12:44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 청량산 (경기도 광주. 2020.2.13)

 

 

 

 

나무가 새싹으로 자라는 나무는 10%도 안 되고, 다시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1%도 안 된다고 한다. 땅에 뿌리를 박고 나와도 많은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초식 곤충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가뭄과 홍수와 산불이 일어나 죽기도 하고, 대기 오염에 의한 지구온난화 등으로 사는 환경이 열악해지는 데다가 주변 나무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거기에 병이 생기면 치명적이다.

 

산에 오르다가 보면 나무줄기 옆으로 잔가지가 한꺼번에 많이 난 산벚나무를 드물게 볼 수 있다. 빗자루병이라 하여 가지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하고, 가늘고 길게 뭉치로 많이 뻗어 나왔다. 빗자루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곰팡이 병원균에 감염되어 나타난 병해이다. 봄이 되어 꽃 필 때도 그곳엔 꽃이 피지 않는다. 약제로 치료하는 것은 아직 없어서 그 가지를 베어내어야 주변에 옮기지 않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건강을 증진시키려면 그런 환경을 만들고, 개인이 유익한 행동을 선택하여 노력해야 한다. 나무는 그런 환경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작은 병은 스스로 치유를 한다. 나무가 병이 들면 기다려야 회복한다. 큰 병이 들었을 때도 억지로 살리는 것은 나무에게 힘든 일이다. 사람도 큰 병이 들어서 생명을 유지하더라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무리하게 생명 연장을 안하는 경우가 있다. 나무도 병이 크면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나무를 놓아주는 일이다. 

 

 

 

 

 

 

 

 

 

 

 

 

 

  빗자루병이 든 벚나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