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산을 울리고
까막딱따구리 / 도봉산 (서울 도봉구. 2012.3.31)
딱따구리는 산에 들면 가끔 볼 수 있는 텃새다. 큰 나무에 붙어서 나무를 쪼는 모습에 학명이나 영어 이름은 '나무를 쪼는 새'란 뜻을 지녔고, 우리도 예전부터 탁목(啄 쫄 탁,木 나무 목)이라 하여 같은 의미를 가졌는데, 지금은 나무를 쪼는 소리를 이름으로 삼았다. 다리는 짧지만 힘이 세고 발톱이 날카로워 나무줄기를 붙잡고서 나무를 쪼는데 머리가 부서질까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서 부리도 머리도 끄떡없다. 번식기에 큰 나무에 구멍을 뚫어 새 살림을 차리게 되는데, 나무를 쪼는 소리는 산이 울릴 정도로 요란하다.
산에 다니며 몇 종류 딱따구리를 보았다. 보기 드물다는 까막딱따구리와 큰오색딱따구리를 보았고, 비교적 흔한 오색딱따구리와 쇠딱따구리를 보았다. 까막딱따구리는 딱따구리 종류 중에서 가장 큰 편(길이45.5㎝)이고, 큰오색딱따구리(28㎝), 오색딱따구리(23.5㎝)가 그다음이고, 쇠딱따구리(15㎝)가 제일 작다. 나무 줄기를 두드리는 소리는 몸집에 비례하여 큰데, 까막딱따구리 소리가 제일 크다. 줄기를 두들겨 구멍을 내서 끝이 단단한 긴 혀를 구멍 안에 집어넣어 곤충 유충을 찾아서 먹는다. 해충을 잡아 먹는 유익한 새이며, 바깥에서는 식물 열매도 먹는다.
새들이 집을 짓는 위치는 작은 새는 덤불에, 큰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 짓고, 중간 크기 새는 나무 가운데에 자리를 잡아 집을 짓는다. 새 중에서 나무줄기에 구멍을 파서 집 짓는 것은 딱따구리가 유일하다. 구멍은 뱀이나 족제비 등 천적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비나 눈, 직사광선을 피해 지으며, 곧은 나무줄기나 조금 경사진 곳에 지어 아래쪽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만든다. 오색딱따구리나 까막딱따구리는 수컷이 나무에 작은 구멍을 몇 개 낸 후에 암컷을 초대한다. 그 가운데 암컷이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암수가 같이 구멍을 크게 파서 신접살림을 살게 된다. 딱따구리는 한 해를 살고 새로 집을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