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딱따구리 /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산을 울리고

향곡[鄕谷] 2020. 2. 23. 11:40

 

 

 

딱따구리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 산을 울리고

 

 

 

까막딱따구리 / 도봉산 (서울 도봉구. 2012.3.31)

 

 

 

 

딱따구리는 산에 들면 가끔 볼 수 있는 텃새다. 큰 나무에 붙어서 나무를 쪼는 모습에 학명이나 영어 이름은 '나무를 쪼는 새'란 뜻을 지녔고, 우리도 예전부터 탁목(啄 쫄 탁,木 나무 목)이라 하여 같은 의미를 가졌는데, 지금은 나무를 쪼는 소리를 이름으로 삼았다. 다리는 짧지만 힘이 세고 발톱이 날카로워 나무줄기를 붙잡고서 나무를 쪼는데 머리가 부서질까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서 부리도 머리도 끄떡없다. 번식기에 큰 나무에 구멍을 뚫어 새 살림을 차리게 되는데, 나무를 쪼는 소리는 산이 울릴 정도로 요란하다. 

 

산에 다니며 몇 종류 딱따구리를 보았다. 보기 드물다는 까막딱따구리와 큰오색딱따구리를 보았고, 비교적 흔한 오색딱따구리와 쇠딱따구리를 보았다. 까막딱따구리는 딱따구리 종류 중에서 가장 큰 편(길이45.5㎝)이고, 큰오색딱따구리(28㎝), 오색딱따구리(23.5㎝)가 그다음이고, 쇠딱따구리(15㎝)가 제일 작다. 나무 줄기를 두드리는 소리는 몸집에 비례하여 큰데, 까막딱따구리 소리가 제일 크다. 줄기를 두들겨 구멍을 내서 끝이 단단한 긴 혀를 구멍 안에 집어넣어 곤충 유충을 찾아서 먹는다. 해충을 잡아 먹는 유익한 새이며, 바깥에서는 식물 열매도 먹는다. 

 

새들이 집을 짓는 위치는 작은 새는 덤불에, 큰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 짓고, 중간 크기 새는 나무 가운데에 자리를 잡아 집을 짓는다. 새 중에서 나무줄기에 구멍을 파서 집 짓는 것은 딱따구리가 유일하다. 구멍은 뱀이나 족제비 등 천적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비나 눈, 직사광선을 피해 지으며, 곧은 나무줄기나 조금 경사진 곳에 지어 아래쪽에 빗물이 스며들지 않게 만든다. 오색딱따구리나 까막딱따구리는 수컷이 나무에 작은 구멍을 몇 개 낸 후에 암컷을 초대한다. 그 가운데 암컷이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암수가 같이 구멍을 크게 파서 신접살림을 살게 된다. 딱따구리는 한 해를 살고 새로 집을 짓는데, 박새류가 딱따구리가 버린 구멍집을 재활용한다. 

 

옛시 속에서 딱따구리는  아름다운 것이 애꿎은 나무를 죽이는 것으로 나온다. 조선 후기 시인인 이양연은 탁목(琢木)에서 '딱따구리야 나무를 쪼지 말아라 / 고목 속이 반 넘게 텅 비었구나 / 비바람 까짓것 걱정 없지만 / 나무가 부러지면 네 집도 없지' 하였다. 조선 초기 시인 이목은 딱따구리를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로, 조선 초기에 송순은 벌레의 해로 부터 나무를 지키는 갸륵한 새로 보았다. 모두가 사물을 받아들이는 의미가 저마다 달랐다. 산속에서 딱따구리는 스님보다 먼저 목탁을 두드려, 청청한 정신으로 깨달음의 지혜를 일깨우는 새이기도 하다.  

 

 

 

 

 

까막딱따구리

  보기 드문 새이며 천연기념물이다. 몸집이 길며(45.5㎝), 몸이 까맣고, 부리는 누런 백색이다. 수컷은 앞머리에서 뒷머리까지 빨갛고, 앞컷은 뒷머리만 빨갛다

 

까막딱따구리 / 도봉산 (서울 도봉구. 2012.3.31)

 

 

 

까막딱따구리 / 사패산 (경기도 의정부. 2015.2.28)

 

 

 

 

큰오색딱따구리

딱따구리 중 보기 드문 새이며, 몸집은 중간 정도 크기(28㎝)이다. 오색딱따구리보다 크고 부리는 비교적 길다. 등과 배가 까맣고, 날개는 검은 바탕에 가로로 하얀 반점이 흩어져 있다.  몸뚱이 아래쪽은 황갈색이며, 얼굴부터 가슴까지는 검은 줄이 있다. 아랫배와 꼬리 부분은 흐린 붉은 색이다. 수컷은 앞머리에서 뒷머리까지 빨갛고, 암컷 머리는 까맣다.

 

 

 

 

큰오색딱따구리 / 청량산 (경기도 광주. 2020.2.20) 

 

 

 

 

오색딱따구리 딱따구리 중에서 보기 흔한 새이며, 몸집은 큰오색딱따구리 보다 조금 작고(23.5㎝), 부리도 비교적 짧다. 등과 꼬리 가운데는 까맣고, 바깥 꼬리는 옆으로 하얗고 검은 반점이 있다. 등은 V자 모양으로 크고 하얀 반점이 있다. 몸뚱이 아래는 엷은 황갈색인데, 얼굴에서 가슴까지 검은 줄이 있고, 아랫배와 꼬리 부분은 빨갛다. 수컷의 머리는 전체적으로 까만데, 머리 뒷부분만 빨갛고, 암컷 머리는 까맣다.

 

 

오색딱따구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21)


 

 

쇠딱따구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새이며, 딱따구리 중 가장 작다(몸길이 15㎝). 암수의 깃은 거의 같다. 머리 위에서 몸 위쪽이 검은 갈색이며, 등과 날개에는 하얀 반점이 있다. 몸의 아래쪽은약간 어두운 회색이고, 눈에서 뺨은 검은 갈색, 가슴에서 허리까지 세로로 갈색 반점이 있다.수컷은 머리 위쪽이 붉은 반점이 있지만 관찰하기 힘들다. 

 

쇠딱따구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21)

 

 

 

 

딱따구리집 / 서삼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