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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새들은 늘 바쁘다

향곡[鄕谷] 2020. 2. 18. 10:32

 

 

 

새들은 늘 바쁘다

 - 남한산성 (2020.2.17)

 

 

 

붉은머리오목눈이. 우리가 뱁새라 하는 새이다

 

 

 

 

눈이 많이 내린 날 다음 날 또 산으로 올라갔다. 우수가 다가오는데 눈은 내리고 날이 추워졌다. 나무 겨울눈에서 꽃이나 잎이 나올 때인데 잘 견딜지 모르겠다. 큰 나무가 있는 숲을 지나서 덤불이 있는 계곡으로 들어섰더니 풀숲에 새들이 많다. 덤불은 새들의 서식처이자 먹이의 공급처다. 먹이도 많고 피하기도 좋다. 바람도 잦기에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좋다. 낙엽 속에 뒹굴며 목욕을 하기도 한다.  

 

멀리서 보니 새들은 풀섶에 달린 풀씨를 따먹느라 바쁘다. 새들은 여름에는 곤충을 먹고, 겨울에는 남은 열매나 풀씨를 먹는다. 새들의 영양식이다. 눈이 많이 왔는데 풀씨들은 눈 위에 드러나 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짹짹거리며 한꺼번에 도망을 간다. 새가 짹짹거리는 것은 짝짓기와 자기 영역을 지키고 새끼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살금살금 다가섰는데 후두득 도망을 간다. 새는 귓바퀴가 없는데 비해 귀가 바깥에 있어 잘 들린다고 한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더니, 귀가 밝기는 밝다.   

 

새들이 도망가는데 나무 사이로 빠지는 것은 귀신이다. 새는 머리가 작고 날개가 강하며 몸놀림도 빠르다. 이빨이 없고 뼈는 비었고 몸속에 공기주머니가 있어 가벼워서 잘 날 수 있다. 체온은 높고 깃털을 덮고 있기에 이 추위에도 나와 먹이를 먹고 있다. 고공비행에도 끄떡없는 이유가 그래서다. 체온이 높기에 몸 속에서 새끼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고 알을 낳는 것도 그래서다. 체온이 높으니 눈 속에서 목욕하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재빨리 날아가서 사진으로 담을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다. 새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노고를 알겠다.

 

풀섶에는 우리나라에서 사계절 살면서 번식하는 텃새들이 나왔다. 딱따구리가 파 놓은 구멍에서 사는 새들인 박새류도 먹이를 구하러 왔다. 박새나 쇠박새는 나무껍질 속이나 낙엽 속에 먹이를 넣어 두었다가 겨울에 먹는다는데, 다 먹었는 모양이다. 새들이 숨겨 놓은 먹이는 새가 죽거나 잊어버리면 그 종자는 새로운 나무로 자라게 된다. 새는 먹느라 바쁘고 지저귀느라 바쁘다. 새는 앞발이 날개로 변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고, 사람의 손이나 팔이 하는 일을 부리로 한다. 그러니 새의 부리와 날개는 쉴 틈이 없고 바쁠 수밖에 없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머리는 붉고 눈은 오목하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쇠박새(위)와 붉은머리오목눈이(아래)

 

 

 

 

 

쇠박새(위)와 붉은머리오목눈이(아래)

쇠박새는 가슴에 검은 무늬가 없고 진박새는 검은 무늬가 있다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랑턱멧새. 목덜미와 머리 뒤로 노란 띠를 둘렀다

 

 

 

 

 

노랑턱멧새. 박새류나 뱁새 비해 여유가 있다.

 

 

 

 

 

 

박새. 목덜미와 뺨이 하얀 것이 특색이다

 

 

 

 

 

박새류는 딱따구리가 파 놓은 이런 구멍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