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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는 숲에서 재잘재잘

향곡[鄕谷] 2020. 2. 21. 11:59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는 숲에서 재잘재잘

 

 

 

분류 : 참새목 딱새과 붉은머리오목눈이속

이동성 : 텃새

다른 이름 : 뱁새

산란기 : 4~7월

 

 

 

 

 

붉은머리오목눈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4)

 

 

 

겨울이 끝나가니 산에 새들이 많아졌다. 사계절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새들인 텃새들도 겨울에는 조금 더 따뜻한 곳에 있다가 온다는데 이제 새들이 돌아오는 모양이다. 참새와 까치는 인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인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박새, 멧새, 딱새,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을 볼 수 있다. 새들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무리를 지어 행동하던 것을 멈추고 저마다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새들의 노래는 자기 세력임을 알리고 짝을 부르기 위해서다. 집 바로 뒤가 산이라 새들의 노래를 즐겨 들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마주친 새가 붉은머리오목눈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연갈색 작은 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주변에 잘라 놓은 나뭇가지 사이로 '찍 찍 찍 찍' 즐거이 노래하며 다닌다. 새는 ' 살 〉살이 〉사이 〉새'로 변천되었다고 하는데, 하늘과 땅 사이를 날고 나뭇가지 사이를 날아 새인 모양이다. 작은 새를 나타내는 새가 참새이고 뱁새인데,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뱁새이다. 조선 중기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에서 붉은머리오목눈이에 대한 유래가 나온다. 머리(頭)를 '벼리'로 표기했는데, 머리가 붉은 새란 뜻으로 벼리(頭)+불(赤)+새(鳥)가 볇새(頭赤鳥)이고, ㄹ이 탈락하는 음운 축약으로 벼리불새 → 별불새 →볇새 → 볍새 → 뱁새가 되었다. 마치 찰+ㅂ쌀 → 찳쌀 → 찹쌀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머리는 붉고 눈이 오목하여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되었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비교도 안되게 나은 사람을 무리하게 따라 하다가 낭패를 본다는 말이다. 황새는 112㎝이고 뱁새는 12㎝이다. 새의 길이는 부리에서 꼬리 끝까지로 잰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재는 것이 서 있는 동물의 길이인데 비해, 새는 다리를 접기는 하지만 꼬리는 접지 않기에 눈으로 길이를 가늠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몸무게로 보면 타조가 100㎏으로 새 중에서 제일 무겁고, 벌새가 3.5g으로 동전 한 닢만 하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무리를 지어 다닌다. 작은 목소리로 쉬지 않고 늘 재잘재잘 노래하며 산다. 봄이 되고 여름이 오면 산란의 계절이다. 뱁새는 작아도 알만 잘 놓는다는데, 작아도 제 할 일은 한다는 뜻이다. 봄의 중턱이 되면 찾아오는 뻐꾸기는 붉은머리 오목눈이 둥지에 탁란을 한다. 붉은눈이오목눈이 알을 버리고 그 둥지에 알을 놓아 그걸 모르는 붉은머리오목눈이가 기르게 하니 자식농사를 뻐꾸기가 망치는 셈이다. 그래도 숫자가 더 많아 잘 살아가고 있다. 장자(莊子)에서 '뱁새는 깊은 숲 속에 집을 짓는다 해도 나뭇가지 하나에 짓고, 방죽 쥐는 황하의 물을 먹는다 해도 조그만 배 하나를 채울 뿐이다' 하였다. 인간이 치열하게 살아도 필요한 것은 한 움큼이라는 것을 새를 통해 비유하였다. 봉황의 뜻을 뱁새는 모르지만, 뱁새는 숲 속에서 재잘재잘 잘 살고 있다.

 

 

 

   

붉은머리오목눈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4)

 

 

 

붉은머리오목눈이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