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개불알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
큰개불알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12)
개불알풀속은 열매가 개 불알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막 내밀 무렵 개불알풀속 꽃이 미리 가냘픈 꽃대를 내민다. 집 근처 공원에 나갔더니 별꽃과 큰개불알꽃이 봄을 맞으러 진작 나와 있었다.
개불알풀속은 개불알풀이 있고 큰개불알풀이 있는데, 개불알풀은 꽃이 분홍빛이고 지름이 5㎜ 정도로 작은데, 큰개불알풀 꽃은 청색이고 꽃의 지름이 10㎜ 정도 되어서 구분할 수 있다. 개불알이라는 이름을 부르기 뭣하여, 요즘음은 '개불알풀'을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른다. 봄까지만 꽃이 피고 여름이 오기 전에 서둘러 열매를 맺는다고 '봄까지꽃'이 '봄까치꽃'으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 난초과의 복주머니란이 있는데, 6월에 홍자색 꽃이 피는 꽃으로 다른 이름이 개불알꽃이다.
산에 갈 때마다 큰개불알풀이 얼마큼 컸는지 살펴보았다. 줄기는 옆으로 뻗으며 부드러운 털이 있고, 잎도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고 털이 있다. 봄이 완연히 오기 전이라 털을 가진 것이 추위에 대비하는 구조적인 방비책인 셈이다. 하루는 날이 흐리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 갔더니, 큰개불알풀이 꽃잎을 오므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었다. 꽃잎을 오므려 바람을 막고 온도를 조금이라도 올려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사람도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에너지 대사가 안된다. 꽃샘추위에 몸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꽃도 같다.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는 독립 영양 식물이다. 태양에너지로부터 빛을 받아 자기 몸을 유지할 만큼 생산하여 살아간다. 인간은 이런 생명체에 기대어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