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외연도 1. 새들의 섬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 (2020.5.6)
외연도 봉화산에서 본 풍경
대천항에서 서쪽으로 백 리, 충남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섬이 외연도(外煙島)이다. 서해 멀리 떨어져 있어 연기에 싸인 듯 까막득하다 하여 외연이다. 배는 호도와 녹도를 거쳐서 갔다. 섬은 봉화산과 망재산이 좌우로 호위하고 있고, 작은 당산이 물러나 있어 마을의 터를 잡아주었다. 바람이 불어 두 번이나 섬 들어가는 것을 미루었는데, 집집마다 밧줄로 지붕을 묶어 바람에 대비하고 있었다. 마을은 해안선 길이가 이십 리가 조금 넘고, 마을길이 오 리 정도이니 차를 타고 다닐 일이 없다.
민박집 주인이 선착장으로 마중을 나오더니, 숙소에 짐을 부리고 봉화산 가는데도 따라 나와 길을 알려준다. 초등학교 뒷편 이정표가 마을길의 중심이다. 왼쪽으로는 당산, 돌삭금, 망재산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봉화산, 노랑배 둘레길, 대명금으로 가는 길이다. 봉화산(279m)은 왕복 한 시간 반 산길이다.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줄을 섰고, 산길에는 달래가 지천이다. 주변 무인섬들이 눈에 가까이 들어온다. 멀리는 봉화를 전했다는 어청도가 보이고, 육지쪽으로는 보령화력발전소가 보인다. 조망이 뚜렷하다.
마을이고 산길이고 새들이 많다. 외연도는 뭍에서 멀어 동남아나 러시아, 중국으로 오가는 철새가 쉬어 가는 곳이다. 새를 사진으로 담기 위해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더러 볼 수 있다. 위장옷과 위장모에다가 카메라까지 얼룩덜룩하게 둘러쌌다. 새를 보려면 발길을 멈추어야 한다. 우리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멈추지 않아서 그렇다. 사물도 그렇고 우리 내면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