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암술 한 가닥
심산유곡이 아니더라도 진달래는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다. 진달래는 허기졌을 때 먹던 꽃이요, 화전놀이 하며 부쳐 먹던 꽃이요, 막걸리 한 사발에 띄워 먹던 꽃이었다. 진달래는 우리와 잘 어울려서, 진달래 꽃 옆에서 있으면 사람이 수수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진달래는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수술은 꽃과 함께 떨어지고, 암술은 다음 해까지 살아남는다. 어미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그렇게 혼자 보낸다. 진달래 꽃이 지면 잎도 꽃처럼 아름답다. 가을에는 잎은 아름다운 꽃물이 들고, 겨울이면 그 잎마저 보낸다.
한 해가 지나고 진달래 꽃이 피기 전에 나무에 가까이 가 보았다. 열매껍질에는 암술 한 가닥이 여전히 남아 있다. 암술은 일 년을 하루같이 혼자 빈집을 지킨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날 것이다. 나는 진달래의 그런 모습을 보며 혼자 집을 지키고 계시는 어머니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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