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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강원 충청 탐방

고성 왕곡마을 / 옹기 굴뚝 전통마을

향곡[鄕谷] 2020. 8. 19. 09:19

 

고성 왕곡마을

옹기 굴뚝 전통마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2020.8.16)

 

 

 

 

송지호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간성 쪽으로 조금 가면 길 왼쪽에 왕곡마을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그 표지판 왼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1.3㎞ 정도 가면 왕곡마을이 있다. 봉우리가 5개인 오봉리에 있는 마을은 600년이나 된 오래된 마을이다. 길에서 잠시 들어와 있을 뿐인데, 산으로 둘러 싸여 보이질 않아 전쟁도 피해 갔다는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효자각 앞으로 마을로 들어선다. 바다에서 5리가 채 안 되는 곳인데 마치 산촌 같다. 마을은 양지바른 곳에 아래 위로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전통가옥 보존지구로 지정되고 대부분 새로 복원공사를 하여 집들이 말끔하다. 집은 ㄱ자나 ㄷ자 집이 많다. 한 용마루 안에 방이나 부엌, 마구(외양간)가 들어선 형태인데, 마구는 낮게 들어와 있다. 뒷담도 높다. 추위를 피하기 위한 가옥 구조이다.

 

집 구조도 특이하지만 굴뚝도 특이하다. 평야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바람의 영향이 적어 굴뚝이 낮고 작은데, 이곳 굴뚝은 크고 높다. 굴뚝 아래는 기와 조각이나 돌을 쌓아 흙으로 다지고, 위에는 옹기를 얹은 것이 많다. 바람이 많은 곳이라 연기가 잘 빠지게 하기 위해서다. 마을이 산 밑에 있어 비가 많이 와도 물이 잘 빠지게 개천도 넓게 만들었다.

 

마을에는 우물이 없다. 마을 모양이 배 모양이어서 마을에 우물을 파면 가라앉는다는 풍수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 나무는 많지 않지만 집과 어울어져 편안하다. 다만 세간살이가 없이 전시를 하는 집처럼 꾸민 집들이 여럿 있다. 빈집인 모양이다. 여하튼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요, 사람이 숨 쉬고 온기가 돌게 하는 곳이다. 이곳 집들은 풍수와 환경에 맞추어 꾸민 집들이다. 전통가옥의 구조와 배치에는 수백 년 이어오고 지켜온 이유가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