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자(白附子)
투구꽃 속 멸종위기식물 2급
과, 속 : 미나리아재비과 투구꽃속
다른 이름 : 노랑돌쩌귀
개화: 8~10월
분포 : 충북 이북
백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 투구꽃속인 여러해살이풀이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식물 2급이고, 국립수목원 희귀 식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도 약용으로 쓰기 위해서 약초꾼들이 찾고 있어 개체수가 더 감소하고 있다. 덩이뿌리를 약초로 쓰는데, 그 덩이뿌리를 백부자(白附子)라 한다. 투구꽃 덩이뿌리는 부자(附子) 또는 오두(烏頭)라 하는데, 그것을 말린 것을 생부자라 한다. 부자는 보랏빛인데, 백부자는 노란색에 가까운 흰색이라 백부자라 부른다.
식물 이름에 자(子)로 끝난 이름은 대부분 열매로 쓰는 식물이고 열매를 그렇게 부른다. 사상자(산형과), 결명자(콩과), 구기자(가지과), 피마자(대극과)가 그 예이다. 백부자는 덩이뿌리다. 다른 식물은 열매에 붙였는데 백부자는 뿌리에 자(子)를 붙였다. 고구마, 달리아, 무와 같이 덩이 모양으로 생긴 저장뿌리가 덩이뿌리이다. 녹말 등 당분을 저장한 부위가 비대해서 뿌리가 덩이 상태가 되었다. 덩이뿌리가 발달한 식물로는 별꽃과 개별꽃(이상 석죽과), 한계령풀(매자나무과), 소경불알(초롱꽃과), 맥문동(백합과), 마(마과) 등이 있다.
동호인이 며칠 전 본 백부자를 찾아 같이 나섰다. 한 포기가 바람에 흔들흔들 외로이 서 있다. 투구꽃처럼 두툼한 투구를 쓰고 있다. 영어로는 'Korean monk'shood'로 '한국 스님의 모자'란 뜻이다. 그렇게도 보인다. 백부자의 학명도 'Aconitum Koreanum'이다. Aconitum은' 투구꽃속의 숙근초'란 뜻이고, Koreanum(*)은 '한국산'이란 뜻이니 한국산 투구꽃 종류'란 뜻이다. 백부자가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것은 아닌데 (중국, 러시아, 몽골에서도 자란다) 프랑스 식물학자가 우리나라에 채집하러 와서 백부자를 처음 찾아 등록하느라 종소명 이름에 한국이 붙었다. 그래서 영어도 '한국 스님 모자'라 했던 것이다. 키는 사람 허리 높이 정도이고, 잎은 코스모스 잎보다는 넓고, 각시투구꽃의 잎처럼 생겼다. 가까이 가보니 잎이 몇 차례 갈라졌다. 꽃은 연한 자주색이다. 대체로 노란색이 많아서 노랑돌쩌귀라고도 부른다. 투구꽃은 납작한데 백부자 꽃은 통통하다. 잔털이 있는 짧은 꽃자루에 두툼한 꽃을 달고 있다. 꽃받침 조각도 꽃잎처럼 보이고, 뒤쪽은 고깔 같다. 앞쪽은 툭 튀어나왔고 옆은 둥그스름하다. 수술은 제비집에 제비 새끼가 들어 있는 것처럼 그렇게 많다.
며칠 뒤 백부자를 보러 다시 갔다. 줄기가 꺾여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 아쉽고 안타깝다. 나뭇가지를 대고 세워서 풀로 묶었다. 며칠 뒤에 또다시 가보니 시들었다. 줄기가 꺾여 있으니 약초꾼이 한 일은 아니다. 심보가 나쁜 사진가의 짓일까? 백부자는 희귀한 데다가 약재용으로 캐가고 있어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이다. 독이 있지만 약이 된다면 캐 가고 있다. 식물은 한번 피우기 위해 몸살을 앓는다. 꽃을 피워 후손을 만들려고 갖은 애를 쓴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누구든 희귀 식물은 그냥 두기 바란다. 짧은 세월에 무겁게 살아가는 목숨이다. 숙근초(宿根草)란 뿌리가 잠자는 풀이란 뜻이니, 겨울 동안 위는 마르지만 뿌리가 남아 월동하다가 봄에 그 뿌리에서 새순이 나온다. 뿌리가 남아 있으니 내년에 다시 태어나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Koreanum(한국산)이 학명에 붙은 식물 : 둥근이질풀, 백부자, 삼지구엽초, 울리나무, 갈퀴덩굴, 강활, 털복주머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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