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산행
해안 풍광이 아름다운 산길
야포-일출봉-망대봉-펠리칸바위-고래강정-대기봉-천황봉(392m)-태고암-욕지항 (5시간 30분)
경남 통영시 욕지면
욕지도 위치 : 통영 남서쪽 30㎞. 면적 12.73㎢. 해안선 길이 31.5㎞. 인구 1527명 (2015년)
욕지도는 이름이 강렬하다. 수목이 울창하고 약초가 많이 나고 사슴이 많아 녹도(鹿島)라 한 적이 있다는데, '알고자 하는 의욕'이 충만한 섬이 라는 다소 형이상학적인 이름인 '욕지(欲知)'를 쓰고 있다. 통영항에서 6시 반에 떠나는 첫배를 탔다. 어장으로 출항하는 어선들로 물보라가 통영항 앞바다에 가득하다. 어림잡아 100여 척은 된다. 욕지도 특산물인 고등어를 잡으러 가는지도 모르겠다. 한산섬을 가까이 지나면서 해가 솟는다. 매물도 방향에서 멀리 비켜나 오른쪽으로 선수를 돌려 사명대사의 득도 성지인 연화도에 사람들을 내려놓고 욕지도로 건너갔다.
욕지도는 여의도 면적에 4배가 조금 더 넘어 걸어다니긴 멀고, 일주도로를 다니는 버스가 있다. 배에서 내리니 순환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서 10여분이 채 걸리지 않는 야포에서 산길을 시작한다. 산길은 예덕나무 숲이 우거진 600m 오름길로 일출봉까지 오른다. 산악회에서 철망에 걸어놓은 수백 개의 리본이 인기 산행로임을 알려준다. 망대봉과 옥동 정상을 거쳐 두 번째 도로를 만나는 곳까지는 숲길이다. 숲길은 남쪽 지방 식물이 구경거리다. 돈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팔손이, 우묵사스레피, 광나무, 천선과나무가 줄을 섰다. 이곳이 팔손이가 많다더니 지천이다. 보기 귀한 말오줌때와 큰닭의덩굴도 있었다. 큰 도로 가까이 밭에서는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이곳이 고구마 특산지임을 어디서든 볼 수 있다.
큰 도로를 지나면 노적마을에서 혼곡마을 사이는 출렁다리가 있는 바닷길이다. 욕지도는 북쪽 일부 지역을 빼곤 섬 주위가 절벽 해안이다.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비경이 이어진다. 출렁다리가 있는 너머 펠리컨 바위 쪽을 보고 출렁다리를 다시 건너와 도로를 만나는 또 다른 출렁다리까지 바닷가 비경 숲길이다. 편안한 길은 거기까지다. 새로운 산길을 내느라 갑자기 길은 우회하여야 하고, 가는 길이 없어져 도로로 올라서면 모노레일 승차장이다. 거기서부터도 산길에 모노레일을 깔아서 있던 산길이 없어졌다. 보통은 산길은 두고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데 이곳은 그런 것이 없다. 바른 길로 가더라도 확신이 없으면 힘이 더 든다. 옛길 지도를 그대로 두고, 길을 낯설게 하였다. 등산객이 올 수 있겠는가? 없는 길을 두고 알고자 하는 욕심을 시험이라도 한다는 말인가?
길을 돌아 대기봉을 지나 천황봉(392m)으로 갔다. 천황봉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막았다. 정상 직전에 통제사가 다녀갔다는 암각문이 있다. 조선중기 임진왜란 직후 이곳은 삼도수군 통제영을 세웠다. 그 뒤 통제영에 속한 선박들이 정박하는 곳이 되었고, 지금도 해군부대가 있다. 당초 천황봉에 올랐다가 약과봉까지 걸으려던 계획은 산길이 없어진 사건으로 그만두었다. 하산 후 이곳 명물인 고구마 막걸리에 고등어회를 맛보았다. 돌아가는 시간에 맞추어 미륵섬에 있는 삼덕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바다도 산과 같아 어둠이 지니 칠흑 같았다.
※ 교통편 (갈 때) 통영항 배 06:30 출항. 욕지항 07:50 도착
(올 때) 욕지항 배 17:30 출항. 삼덕항 18:30 도착
삼덕항 501번 시내버스 18:45 - 서호시장(통영항 부근)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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