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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 등대길 / 바닷길이 열리는 등대섬

향곡[鄕谷] 2020. 10. 23. 12:23

 

 

소매물도 등대길

바닷길이 열리는 등대섬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2020.10.19)

선착장-남매바위-분교터-망태봉-열목개-분교터-선착장 (2시간 40분)

소매물도 위치 : 통영항에서 남동쪽 26㎞. 면적 0.5㎢. 해안선 길이 3.8㎞

 

 

 

 

소매물도 등대섬

 

 

 

 

소매물도에는 바닷길이 열리는 등대섬이 있다. 소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26㎞로 배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매물도(每勿島)란 이름은 1934년 간행한 〈통영군지〉에서 '매미도'라 기술하고 있는데, 매물(메밀)을 많이 생산하고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대매물도에서 500m 떨어진 소매물도(小每勿島)는 면적이 0.5㎢, 해안선 길이 3.8㎞로 작은 섬이다. 소매물도를 걷고 나서, 배로 건너가 대매물도를 마저 걷기로 한다.

 

충무김밥을 사서 첫배에 탔다. 배 떠나는 시간에 동이 트고 한산도를 지나면서 섬 위로 해가 성큼 올라섰다. 새벽바람에 손이 시리지만 갑판을 떠날 생각이 없다. 비진도를 지나니 통영 앞 미륵산은 멀어지고,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눈에 들어온다. 그 앞 가익도는 매물도를 지키는 관문인데, 보는 방향에 따라 다섯 개가 되기도 하고 여섯 개로 보이기도 하여 오륙도라 부른다. 가마우지가 많다는데 오늘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소매물도 등대는 멀리서 봐도 우뚝하다. 등대섬은 한 때 해금도(海金島)라 했지만 등대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에 등대섬이 되었다. 본섬과 같이 등대섬도 소매물도이다. 배는 섬 가까이 가면 기적을 울린다. 섬에서 타고 내릴 사람이 준비하라는 신호다. 기적은 삶이요, 누구에겐 낭만이다. 

 

섬은 좁고 자동차가 다닐 도로가 없으니 자동차도 없다. 한동안 섬 일주 유람선이 다녔는데 장사가 안되어 이젠 그것 마저도 없다. 배에서 내린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다. 산길은 남매바위를 돌아서 가는 길을 택하였다. 광나무와 구실잣밤나무가 줄 서 있는 산길을 지나 남매바위를 지나면 오르막이다. 가을이라도 한낮은 덥다. 오르막을 오르면 고갯마루에 분교터가 있다. 폐교한 지 25년이라 주변은 을씨년스럽고, 교정은 풀들 차지가 되었다. 커다란 후박나무만 뒤뜰을 지키고 있다. 분교터를 지나면 정상인 망태봉(152m)이다. 망태봉엔 밀수 단속 망대가 있던 곳을 세관 기념관으로 삼고 있다. 망태봉 아래는 등대섬 조망대다. 1917년부터 100년 이상 불을 밝힌 등대가 있는 이곳은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희귀한 들풀도 자란다.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보낸 사신이 이곳에도 왔다. 사신은 불로초는 구하지 못하고 등대섬 벼랑에 다녀갔다는 글을 새겼다. 그곳이 글썽이굴인데 벼랑 아래에 큰 굴이 멀리서도 보인다.

 

바닷길이 갈라지는 열목개가 망태봉에서 내려서면 있는데, 오늘은 바닷물이 열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 등대섬으로 건너지 못한다.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은 국립 해양조사원 인터넷 홈페이지(www.khoa.go.kr)에서 확인하면 알 수 있다. 그래도 물길이 있는 열목개까지 내려갔다. 오르내리는 계단이 있어 다리 힘이 떨어진 사람에겐 부담스러운 길이다. 80m 열목개 자갈길은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이곳 통영 출신 시인 유치환이 시 〈파도〉에서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며 못 이루는 마음을 파도에 대고 독백하였듯, '바다야 어쩌란 말이냐' 그저 돌아서야지 어쩌겠는가. 선착장으로 내려와 말을 못 하는 노부부에게 손짓으로 어물을 샀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온통 푸르다. 대매물도로 건너가는 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여유롭다.   

 

 

※ 교통편 : 통영항 06:50 출항 - 소매물도항 08:20 도착

              소매물도 출항 12:30 - 매물도 대항 12:40 도착

 

 

 

 

한산도 일출

 

매물도 앞 가익도

 

소매물도 선착장

 

소매물도 등대길 이동로

 

갯고들빼기

 

광나무

 

대매물도

 

공룡바위(좌)와 등대섬(우)

 

후박나무

 

소매물도분교 폐교터

 

폐교터 운동장

 

흰알며느리밥풀

 

등대섬 / 망태봉 조망대에서

 

등대섬 열목개. 물이 차 건너지 못하였다

 

열목개 주변

 

등대섬 / 완쪽 첫번째와 두번째 봉우리 사이에 글썽이굴이 보인다

 

등대섬 오가는길

 

공룡바위

 

소매물도 마을

 

소매물도 선착장

 

통영-매물도 운행 여객선

 

대매물도에서 보는 소매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