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씨앗
식물은 열매를 맺어 알맞은 장소로 이동하는 전략을 짜서 씨앗이 번식하도록 도운다. 식물은 어미 밑에서 자라면 그늘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 나름의 묘수를 내어 멀리 보내려 애쓰고 있다. 씨앗이 이동하는 방법으로는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것 , 물을 따라 흘러가는 것, 어디에 달라붙어 이동하는 것이 있고, 때로는 스스로 힘으로 터져서 자리를 잡는 것이 있으며, 과육으로 유혹하여 동물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식물이 바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볍거나 날개가 있어야 한다. 버드나무과 식물은 씨앗에 털이 모여 타래를 이루고 바람을 이용한다. 버드나무, 사시나무가 그런 나무이다. 씨앗에 날개를 달고 멀리 비행하는 나무도 있다. 단풍나무과(단풍나무, 신나무, 청시닥나무), 물풀레나무과(물푸레나무), 자작나무과(자작나무, 서어나무, 오리나무), 느릅나무과(느릅나무, 참느릅나무), 소태나무과(가죽나무) 나무들이 그런 비행술을 쓴다. 피나무는 날개 모양 긴 포를 달고 있다. 튤립나무나 소나무는 비가 오면 열매나 솔방울을 다물고 날개가 젖지 않게 하고 있다가, 날씨가 좋아지면 그것을 열어서 날개를 단 열매를 멀리 보낼 준비를 한다.
국화과 식물에는 바람을 타고 날라가는 씨앗들이 아주 많다. 민들레가 대표적이며, 등골나물, 서양등골나물, 엉겅퀴, 망초, 개망초, 쑥부쟁이, 개미취, 머위, 지칭개, 수리취, 쑥, 우산나물, 고들빼기, 씀바귀, 뚱딴지, 담배풀, 큰금계국, 붉은서나물 등 무지 많다. 그밖에 흔히 볼 수 있는 박주가리 열매도 가벼운 날개를 달고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열매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비행거리가 다르다. 작고 가벼운 것은 멀리 가고, 크고 무거운 것은 멀리 가지 못한다. 멀리 간 것은 분산해서 고루 자라고, 무거워서 멀리 가지 못한 것은 모여서 산다. 기온 변화가 크게 일어난 경우 멀리 날아간 씨앗은 살아나기가 쉽다고 할 수 있다. 살아날 확률이 얼마가 되든 식물은 최대한 묘수를 써서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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