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식물 / 겨우살이, 새삼, 야고
광합성을 못하여 다른 식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하여 사는 식물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양분을 흡수하여 살아가는 것을 기생(寄生)이라 한다. 그렇게 기생하여 사는 식물이 기생식물이고, 기생식물에 양분을 뺏기는 식물은 숙주(宿主)식물이다. 기생식물은 광합성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으면 반기생(半寄生) 식물, 광합성을 전혀 못하여 완전히 숙주식물에 의지하여 사는 식물은 전기생(全寄生) 식물이다. 기생식물은 기생하는 위치를 어디 두느냐에 따라 뿌리 기생과 줄기 기생이 있다. 죽은 생명인 말라죽은 식물, 죽은 곤충이나 사체, 배설물에 붙어서 영양분을 먹고사는 부생(腐生)식물도 있다. 식물 세계도 살아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다.
육상식물과 기생식물의 차이점은 엽록체가 있어 광합성으로 스스로 살아가고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이 전자라면 기생식물은 후자이다. 기생식물은 영양분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숙주식물에서 얻은 영양분을 저장한다. 기생식물의 특징은 '흡기'라는 뿌리에 있다. 흡기(吸器)라는 기관으로 숙주식물에서 영양분을 흡수한다. 지구상에서 꽃 피는 식물 중 기생식물은 1~2% 정도 된다. 우리나라에 기생식물은 개종용, 초종용, 백양더부살이, 오리더부살이, 압록더부살이, 겨우살이, 갯더부살이, 야고, 새삼 등이 있고, 부생 식물은 수정난풀, 구상난풀 등 모두 10여 종이 있다. 그중에서 겨우살이, 새삼, 야고 등이 주위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기생식물이다.
□ 겨우살이 (단향과) : 개화 3~4월, 결실 10~11월
겨울에 산행을 하다가 보면 드물게 참나무 가지 위에서 자라는 겨우살이를 볼 수 있다. 연녹색 잎이 새둥지처럼 뭉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에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산다고 겨울살이인데, ㄹ이 탈락하여 겨우살이가 되었다. 겨울에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고 살아가니 상록성이다. 겨우살이의 뿌리인 흡수근(吸水根)은 참나무 껍질을 파고 들어가 물관과 체관에서 물과 양분을 흡수한다. 참나무는 기생식물이 기대는 기주목(寄主木)이 된다. 기주목이 되는 나무로는 그밖에 밤나무, 자작나무, 팽나무를 볼 수 있다. 그렇게 흡수근이 뿌리박은 숙주식물은 생장에 지장이 있지만 잘 죽지는 않고 비실비실 살아간다.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 먹이이다. 씨앗 껍질에는 점액이 있어 나뭇가지에 잘 붙어 있다가 싹이 트고 거기서 뿌리를 내린다. 요즈음에 겨우살이는 약재로 효용이 있다며 사람들에게 수난을 당하고 있다.
□ 새삼 (메꽃과) : 개화 7~9월
새삼은 잡목 위에 올라가 실타래처럼 뒤덮고 자라는 넝쿨식물이다. 잎은 비늘처럼 변하여 잘 보이지도 않는데 넝쿨은 연오 레인지 색이다. 다른 식물 수피에 기생 뿌리를 내리고 영양과 수분을 흡수한다. 엽록체가 없는 전(全) 기생식물이다. 새삼 씨는 땅에서 발아하지만 숙주 나무 위로 넝쿨이 올라가면 땅에 있던 뿌리는 기능을 잃고 기생 생활을 한다. 그렇게 새삼이 나무를 덮으면 햇빛을 차단하고 잎과 가지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새삼은 여름에 흰꽃이 피고, 가을에 사람들은 그 씨를 수확하여 약으로 사용한다. 정력, 뼈 강화, 통증 완화, 간 신장 기능 강화, 노폐물 배출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 야고 (열당과) : 개화 8~10월
야고는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남,경남 등 섬지방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고 기생식물이다. 대부분 열당과 식물처럼 녹색 잎이나 줄기가 없으며 숙주의 뿌리에 기생한다. 대부분 열당과 식물이 빗자루 모양 꽃차례인데, 야고는 연분홍빛이 도는 보라색 꽃이 아름답다. 서울 상암동 하늘공원이나 마곡동 서울식물원에서 야고를 볼 수 있다. 하늘공원에 있는 야고는 제주도에서 억새를 옮겨 심으면서 따라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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