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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밤에 피는 꽃 /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박, 인동덩굴

향곡[鄕谷] 2021. 8. 24. 20:50

 

밤에 피는 꽃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박, 인동덩굴

 

 

 

밤에 다니는 동물이 있듯, 밤에 피는 꽃이 있다. 나비와 나방을 보면, 나비는 모두 낮에 움직이는 주행성이고 나방은 주행성과 야행성이 있다. 야행성 나방이 찾아가는 꽃은 밤에 향기를 내는 별 모양 흰 꽃이 많다.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인동덩굴 꽃들은 모두 긴 꽃대롱을 가지고 있고, 밤에 달콤한 향기가 나는 꽃을 피워 나방을 유혹한다. 그리고 하얀 박꽃도 저녁 무렵에 넓은 꽃잎을 펼친다. 나방은 나비와 마찬가지로 대롱 모양의 입을 둥글게 감고 있다가 풀어서 꿀샘까지 깊숙이 넣어 한밤에 감미로운 맛을 음미한다. 밤에 피는 꽃들은 그렇게 한밤중 손님맞이를 한다.

 

 

 

□ 분꽃

집집마다 장독대 옆 꽃밭에서 가꾸었던 꽃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볼 수 있다. 해거름에 피었다가 해가 뜨면 오므라들기 시작하여 한낮에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저녁이 다 될 무렵에 피어서 서양에서도 분꽃을 4 O'clock Flower라 부른다. 분꽃이 피면 어머니들이 저녁 준비를 하였다. 분꽃이라 부른 이유는 까만 씨방 속에 있는 하얀 배젖을 갈아서 분화장 재료로 썼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알약처럼 생긴 까만 씨앗을 받아 다음 해에 꽃밭에 심을 준비를 하였다.

 

 

분꽃 / 서울 성북구 (2020.9.22)

 

분꽃 / 제주도 표선 (2019.9.26)

 

 

 

달맞이꽃

남미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길가나 빈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줄기 위쪽 잎 겨드랑이에서 노랑꽃이 달린다. 꽃이 피는 시간이 밤에 달을 맞이하는 시간대에 핀다고 달맞이꽃이 되었다. 해가 뜨면 벌써 오므라들어 한낮에는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꽃말은 기다림, 밤의 요정, 소원, 마법 등 여러 개다.

 

 

달맞이꽃 / 남한산성 (2021.8.13)

 

달맞이꽃 / 강원도 삼척 (2016.9.29)

 

 

 

노랑원추리

7~8월에 산과 들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들꽃이다. 진한 노란색 꽃이 피는데, 꽃줄기가 갈라지고 포엽이 난형이며 두꺼운 것은 큰원추리, 꽃이 연한 노란색이고 꽃자루가 5㎝ 이상 길며 꽃대롱이 좁고 긴 것은 노랑원추리라고 한다. 큰원추리는 낮에 피고, 노랑원추리는 저녁에 피어 다음 날 낮까지 가며 향기가 있다

 

 

원추리 / 연엽산 (강원도 춘천. 2006.8.15)

 

 

원추리 / 청량산 (경기도 하남. 2020.8.7)

 

 

 

아프리카 또는 열대 아시아 원산인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9월에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원추 꽃차례에 황록색 꽃이 암수 딴 포기로 핀다. 꽃받침과 꽃잎은 5갈래로 갈라지는데, 꽃잎은 저녁에 벌어졌다가 아침이면 시든다. 수술은 수꽃이 3개이고, 암꽃은 씨방이 꽃 밑에 달리고 털이 있다.

 

 

박 / 한강 잠실지구 (2018.6.11)

 

박 / 한강 잠실지구 (2018.9.15)

 

 

 

 

인동덩굴

'겨울(冬)도 참고 견디는(忍) 덩굴나무'란 뜻으로 붙은 이름이다. 옛 이름은 인동초이다. 남부에는 늘 푸른 잎을 달고 있으나 대부분 잎이 지고 일부분 푸른 잎이 남는다. 꽃은 5~6월 저녁 무렵에 가지 끝 잎 겨드랑이에 1~2개씩 흰꽃이 피고, 점차 노란색으로 변한다. 꽃잎은 깔때기 모양으로 끝이 입술 모양으로 2갈래로 갈라진다. 위쪽 갈래 조각은 다시 4갈래로 갈라진다.

 

 

인동덩굴 / 흑산도 (전남 신안. 2020.6.9)

 

인동덩굴 / 석천계곡 (경북 봉화. 2019.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