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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서울 근교산에 대벌레가 많아졌다

향곡[鄕谷] 2021. 8. 4. 10:51

 

서울 근교산에 대벌레가 많아졌다

 

 

올해 봄 서울둘레길을 걸었다. 서대문구에 있는 봉산을 지나는데 대벌레를 잡는다고 참나무 밑동에 접착테이프를 둘러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서울 근교산 중에서 수리산, 청계산, 봉산에 대벌레가 많아졌다. 겨울이 온화하고 봄이 건조해서 부화 조건이 좋아서 늘어난 것이다. 접착테이프마다 엄청 많은 새끼 대벌레가 붙어 있다. 산에 다니다가 가끔 보던 벌레였는데 이렇게 많으니 혐오감을 준다. 사람에게 해는 없다지만 나뭇잎을 먹어치우고 혐오감을 주니 산림해충이다.

 

대벌레는 큰 것은 10㎝ 정도 되는데, 메뚜기 무리에서 갈라져 나온 분류종으로 수컷은 몸체가 길고 가늘고 담갈색이며, 날개는 없고 다리는 6개이고 붉은 띠가 있다. 암컷은 서식환경에 따라 담갈색 흑갈색 녹색 황록색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암컷은 느리지만 수컷은 동작이 민첩하다. 알로 월동을 하는데 3월 말부터 4월에 부화하여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된다. 대벌레는 나뭇잎이나 땅에 알을 낳는데, 1일 산란하는 알이 14개로 한 마리가 600~700개 알을 낳으니 꾸준히 낳는다.

 

대벌레는 잎에 붙어 있어 색깔로 구분이 어려운 보호색을 띠고 있고, 움직임도 거의 없는 데다가 나뭇가지처럼 생겨서 구분이 어렵다. 외래종이 아닌 자생종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참나무류 등 활엽수를 먹이로 삼으니 생존조건이 좋다. 다리를 건드리면 쉽게 떨어져 나가도 재생능력이 있어 살아가는데 문제없다. 산에 다니다가 보면 배낭에도 달라붙어 앞다리를 내밀면 더듬이처럼 보인다. 건드리면 다리를 길게 하고 죽은 것처럼 꿈쩍도 않고 붙어 있다. 

 

대벌레는 서울 근교 산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대량 발생하여 농작물이나 과수 생산을 느리게 하여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종 수종인 참나무 등 활엽수 성장도 방해하니 대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 곤충을 산업화하기 위해 퍼뜨렸다는 얘기도 있었다. 인위적으로 과하게 번식을 하면 해로움이 따르는 법이다.   

 

 

 

 

대벌레 / 인천대공원 (2020.5.18)

 

대벌레 / 구나무산 (경기도 가평. 2013.7.7)

 

대벌레 / 중원산 (경기도 양평. 2016.7.23)

 

대벌레 / 청계산 (경기도 성남. 2019.8.16)

 

대벌레 / 봉산 (서울 서대문구. 202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