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오늘은 하늘이 아름다운 날
귀룽나무 연초록 잎은 막 나오고 있었지만 땅 위로 꽃이 얼굴을 내민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늘은 꽃보다 하늘이 아름다운 날이다. 하늘빛이 아름다워서 눈길이 자꾸 하늘로 간다. 하늘에서 파란 물이 땅 위로 뚝뚝 떨어질 것 같다. 나는 하늘에 풍덩 빠지고 말았다. 부처님 가르침을 똘똘 뭉치면 마음 심(心) 자(字) 라는데, 마음을 모으다 보면 이렇게 빠져드는 모양이다.
햇빛은 온갖 색깔이 뒤섞인 혼합색이다. 프리즘으로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프리즘을 통해 굴절하여 나온 색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 여러 가지 색인 것을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배웠다. 태양에서 빛이 나와 땅 위로 오기 위해서는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한다. 빛은 대부분 대기권을 통과하지만 일부가 공기 입자에 부딪혀 반사되어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빛의 푸른색은 대기 중에서 가장 많은 산란이 일어나 하늘이 파랗다. 푸른빛이 반사되지 않는다면 태양은 그대로 빛나겠지만 하늘은 검은색이 될 것이다. 밤하늘에 달처럼 말이다.
하늘을 뜻하는 한자(漢字) '하늘 천(天)'은 중국 상(商)나라 때에는 정수리를 뜻하였는데, 이후 정수리와 맞닿은 부분이 '하늘'이라는 뜻이 되었다. 우리의 하늘 어원은 한+알(ㅏ는 아래 아(·))인데, 둘 모두 '해'의 뜻을 가진 이음동의어인 합성 명사로 해가 있는 곳이란 의미다. '하늘이 처음 열린 날'이라 하듯, 모든 존재는 천상인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여, 하늘은 지상의 사물이 처음 비롯된 시원(始原)이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은 푸른 하늘과 땅은 만물의 주막집이라 하여 인생을 꿈속에 살듯 살았다. 하늘이 아름다운 날 우리도 꿈속을 걷듯 걸었다. (2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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