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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이야기/섬으로 간다

위도 2. 위도 종주 산행

향곡[鄕谷] 2022. 4. 26. 10:15

 

위도 2. 위도 종주 산행 

전북 부안군 위도면 (2022.4.20. 맑음)

 

파장금 - 위도 방파제 - 파장봉(162) - 시름교 - 망월봉(254.9) - 개들넘교 - 도제봉(152) - 치도교 - 망금봉(243) - 203봉-석금 

이동 거리 10.7㎞. 이동 시간 4:20. 휴식 시간 1:02. 계 5:22 

 

 

 

위도 종주 산행로 (파장금 - 석금)

 

 

 

배를 타고 위도로 들어오면서 보던 원경의 산은 길고도 멀었다. 종주산행은 파장금에서 시작하거나, 공영버스를 타고 전막(석금)으로 가서 파장금으로 돌아온다. 파장금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위도에는 '금'자가 들어가는 지명이 많다. '금'은 우리말로 내만(內灣) 깊숙이 들어온 곳으로 배를 안전하게 피하는 항구 역할을 하는 지형이다. 파장(波長)금은 물결이 길면 어선이 모이는 곳이란 뜻이다. 물결이 길다는 것은 풍랑이 친다는 의미이다. 파장금은 고슴도치섬 위도의 입에 해당하는 곳으로 그 앞에 있는 섬이 고슴도치 밥에 해당하는 식도(食島)이다. 파장금은 수심이 깊고 북서풍의 영향이 적은 천혜의 항구로 물때와 관계없이 배가 드나들 수 있어서 한 때 파시가 열린 중심항이었다. 

 

파장금 뒤 파장봉으로 오르자면 눈 아래가 바다로 경사가 가파르다. 봄이 무르익어 진달래는 나무마다 수술이 다 떨어졌다. 파장봉에서 시름교로 내려서면 망월봉이 우뚝하다. 시름은 진리와 파장금 사이에 있는 마을로 지형이 떡시루처럼 생겨 '시루'라 부르다가 시름으로 부른다. 시름 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면소재지가 있는 진리마을이다. 한때 수군진이 있어 진(鎭)말이라 하다가 진리가 되었다. 면소재지 중 관아가 남아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위도 최고봉 망월봉은 고슴도치 목덜미에 해당한다. 오르는 길은 바윗길이어서 목덜미를 움켜 잡듯 몇 군데 밧줄을 잡고 올라서야 한다. 중간중간 분꽃나무, 동백나무, 반디지치가 있어 쉬고 갈 여유를 준다. 망월봉에 서면 변산반도와 격포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칠산 앞바다가 보인다. 망월봉을 내려서는 길은 오름보다 더 가파르다. 설악산 공룡능선을 타며 마등령에서 비선대 돌길을 내려서는 듯하다.  

 

망월봉에서 내려와 개들넘교를 건너면 도제봉이다. 위도 한가운데 있는 산으로 예전엔 봉수산이라 불렀다. 섬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제사를 드렸다 하여 도제봉(島祭峰)이라 한다. 한때 잠깐 유배 온 고려의 문인 이규보가 도제봉 아래나 진리에 살았다는 얘기가 있다. 도제봉에서 내려서면 치도리(雉島里)이다. 꿩 모양으로 생겨 그렇게 부르는데, 파장금으로 파시를 옮기기 전 중심지였다. 다시 높은 오르막이다. 섬 산은 높이가 낮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지만 이곳 산은 오르내림이 계속 있어 힘이 든다. 옆으로 가는 평평한 길이 보이는데 괜히 딴 길로 갈까 염려되어 높아도 오른다. 햇볕은 따가운데 나무들 키는 작고 발 한 걸음이 천근이다. 망금봉 가까이 전망바위에서 뒤를 보니 논금, 미영금, 살막금, 위도해수욕장이 보이고. 진리 아래로 고슴도치 앞발에 해당하는 벌금리까지 보인다. 논금은 위도에서 유일하게 논이 있는 곳이고, 소금벌이 있었던 곳이라 벌금이다. 조용한 바닷가이다. 워낙 조용하여 이런 곳이야말로 좋은 휴식처일 듯싶다. 

 

고슴도치섬 등줄기에 해당하는 망금봉에서 잠시 쉬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망금봉을 지나서는 숲이 짙어졌다. 무명봉(203봉) 오르는 길에는 나리, 둥굴레, 후박나무, 엄나무, 각시붓꽃, 분꽃나무 등이 이어진다. 탈출로는 못 찾아 원하는 버스시간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버스는 뱃시간에 맞추어 다닌다. 소사나무가 우거진 봉을 오르니 대리와 전막마을이 발아래에 있다. 고슴도치 꼬리 부분이다. 대리는 마을 형태가 큰 돼지 목 형국이라 대저(大猪)란 이름에서 대리가 되었다. 전막(箭幕)은 그물을 쳐서 고기잡이했던 마을이고, 그 앞에 거륜도는 이름처럼 섬이 차바퀴처럼 생겼다. 바위 능선을 따라 위도 산행 끝 지점 석금으로 내려왔다. 위도에 계시는 분들 도움으로 차를 얻어 타고 파장금으로 갔다. 위도 산은 움푹 빠지는 고갯마루가 있고, 몇 굽이 하늘금을 오르내리니 쉽지 않았다. 여유와 안분의 산행을 생각하였다. 그래도 산길은 오묘하고 아름다웠다. 오늘 새로운 산을 만났다. 산은 늘 다르다. 산에 오르면 산이 높은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산으로 떠난다.

 

 

※ 위도 공영버스 : 배 들어오는 시간에 맞추어 운행한다. 뱃시간이 매일 변동하니 뱃시간을 아는 것이 우선이다. 첫배를 타고 들어오면 종주산행 후 섬을 나갈 수 있다

 

 

 

 

 

파장금항과 등대 너머 보이는 식도

 

 

암술만 남은 진달래

 

 

 

파장금에서 파장봉 오르는길

 

 

 

지나왔던 파장봉

 

 

 

파장봉에서 내려서며 건너 보는 망월봉. 저 산을 넘고 내려서면 도제봉이 기다린다

 

 

 

분꽃나무

 

 

 

동백나무

 

 

 

위도 부근 칠산 앞바다

 

 

새집 / 새들은 어딜 갔나요?

 

 

 

바로 앞이 망월봉 줄기이고, 멀리 보이는 곳이 가야 할 망금봉이다

 

 

망월봉 옆으로 석금으로 가는 해안도로

 

 

 

치도교에서 본 도제봉

 

 

 

망금봉 오르며 보는 큰딴치도와 작은딴치도. '딴'은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망금봉

 

 

 

망금봉 오르며 전망바위에서 본 망월봉(먼 산)과 도제봉(가까운 산)

 

 

분꽃나무

 

 

나리 종류가 산길에 지천이다

 

 

 

망금봉 오르며 보는 위도 해안. 논금,미영금,깊은금,위도해수욕장이 이어진다

 

 

 

망금봉을 넘어온 이곳에서 탈출로를 찾았는데 안 보인다

 

 

 

무명봉이 또 기다린다. 이제 마지막 봉이다

 

 

대리마을

 

 

 

거륜도

 

 

 

석금 산행 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