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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도 2. 당산과 불탄여 가는 길

향곡[鄕谷] 2022. 4. 22. 20:05

 

어청도 2. 당산과 불탄여 가는 길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2022.4.19)

 

 

선착장 - 헬기장 - 당산 봉수대(198m) - 당산 쉼터 - 불탄여 - 시목여 - 선착장

이동 거리 5.3㎞. 이동 시간 2:25. 휴식 시간 0:25. 계 2:50

 

 

 

 

어청도 둘째 날 (선착장-당산-불탄여-시목여-선착장)

 

 

 

 

어청도를 안내하는 자료에는 등대, 포구, 봉수대 사진이 등장한다. 모두 외부와 연결하는 고리이다. 한때 어청도는 고래잡이 포구였다. 봄철에 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서 어청도 근해에 오면 포경선들이 따라와서 정박하며 고래 해체작업을 하였다. 파시(波市)가 열릴 때에는 먼바다 고깃배도 들락거리고 어업 전진기지인 어청도 포구 술집에는 사람들이 흥청거렸다. 이제는 고래잡이를 금지한 지 오래되었고, 선박 성능은 좋아져 멀리서도 올 수 있으며, 고기 잡는 현장으로 어획물을 실어 나르는 배가 직접 오고, 날씨 정보를 알고서 어선들이 다니니 포구에 정박하는 일이 줄었다. 무엇보다 부근 바다에서 어획량이 줄고, 낚시 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그래서 술집은 없어지고 민박을 하는 집은 새를 찾는 사람들이 고객이 되었다. 4월까지는 수온이 낮아 고기가 잡히지 않으며, 갯벌이 없어 무얼 캐기도 어려운 곳이다. 이곳 섬은 수심이 깊어 해초를 양식할 수도 없다. 이른 봄에 어청도 오는 사람들은 싱싱한 바다 생물 맛을 보기 어렵다. 

 

둘째 날은 어청도 주봉인 당산으로 갔다. 섬은 작아서 당산 부근은 3시간이면 돌 수 있다. 조릿대숲을 벗어나면 헬기장이고, 이어서 오리나무가 있는 숲길이다. 오리나무는 햇빛을 좋아하고 습한 땅을 좋아하며 뿌리혹박테리아를 가지고 있어 빨리 자란다. 능선에 올라서면 섬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소사나무가 당산 봉수대까지 줄을 섰다. 잎이 나면서 꽃이 같이 피는데, 꽃이 좀 빠른 듯하다. 암술대와 수꽃 포엽이 붉다. 꽃은 작지만 모여서 피니 화려하다. 늘 푸른 덩굴나무인 멀꿀도 많다. 으름의 잎과 열매와 비슷하지만 멀꿀이 크다. 열매는 멍이 든 것 같이 생겨 멍꿀이라 하다가 멀꿀이 되었다. 가을에 여기 오면 맛볼 수 있겠다. 산길엔 엉겅퀴와 원추리 잎이 싱싱하다. 섬에서 자라는 풀은 대체로 크고 실하다. 하양 민들레와 노랑 멱쇠채가 피었다. 모두 꽃이 크다. 멱쇠채 꽃은 붓처럼 생겼고, 잎은 이름에서 짐작하듯 미역과 닮아서 크고 구불구불하다. 

 

당산엔 봉수대가 있다. 고려 의종 때 축조하였고, 왜구 침범이 진정된 조선 숙종 때 봉수제를 폐지할 때까지 썼다. 주변엔 나무가 무성하다. 봉수대 용도가 없어지니 그 주변 나무도 베어낼 일이 없다. 봉수대에서 발길을 돌려 해안가 불탄여로 갔다. '여'란 물속에 잠겨서 숨은 듯이 있는 바위를 말하는데, 암초와 같은 말이다. '불탄'이란 말의 유래가 궁금하였다. 사람들은 주변 고목을 보니 불탄 흔적이 있어 '불탄'이라 붙였을 것이라 하였다. 나는 '여울 지형에 초승달처럼 생긴 바위가 놓여 있는 여'라 해석하였다. '불(月+出)''은 초승달이고, '탄(灘)'은 여울이란 뜻이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내 추측인데, 바위 모양과 주변이 그렇게 생겼다. 

 

불탄여 갈림길에서 족제비를 봤다. 몸은 밝은 황갈색이고 다리는 짧으며 몸길이는 30~40㎝ 정도였다. 족제비가 오솔길을 따라 다가오고 있기에 카메라를 들었더니 쏜살같이 오던 방향으로 달아났다. 족제비는 사람에게 유용하고 생태계의 균형을 지키는 유용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당산 산줄기 아래쪽 시목여로 가는 길에는 난대식물들이 많다. 사스레피나무와 멀꿀이 많고, 돈나무와 후박나무는 가끔 볼 수 있다. 잎이 부드럽고 빗자루처럼 생긴 해변노간주나무도 있다. 식물이 다양하고 크고 싱싱하다. 햇볕이 좋고 물 맑은 바다 수분을 먹고 커서 그럴 것 같다. 봄이 무르익어 식물들이 한창 잎을 내밀고 있다. 이제 나무들은 싱싱한 초록 잔치를 벌이고, 새들 노래소리도 더 커질 것이다.

 

 

 

어청도에서 본 식물

 

⑴ 나무 : 팽나무, 향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고로쇠나무, 사스레피나무, 찰피나무, 청미래덩굴, 멀꿀, 동백나무, 돈나무, 진달래, 송악, 소사나무, 마삭줄, 황칠나무, 오리나무, 조릿대, 해변노간주나무, 홍매화, 곰솔, 상수리, 예덕나무, 생강나무, 붉나무, 산딸기, 장딸기

⑵ 풀 : 자주괴불주머니, 꽃마리, 민들레, 서양민들레, 큰개불알풀, 멱쇠채, 나리 종류, 유채, 소리쟁이, 해국, 원추리, 수선화

 

참고 : 2022년 9월까지 도로공사로 전횡길 일부 (당산 쉼터-팔각정) 통제

 

 

 

 

어청도 구불길 (보라색길로 응용하여 다님)

 

 

 

송악

 

 

 

조릿대숲

 

 

 

오리나무가 있는 숲길

 

 

 

민들레

 

 

 

멱쇠채

 

 

 

소사나무

 

 

 

멀꿀

 

 

 

 

봉수대

 

 

 

소사나무

 

 

 

사스레피나무

 

 

 

해변노간주나무

 

 

 

 

불탄여 부근 바다

 

 

 

불탄여

 

 

 

 

불탄여

 

 

 

청미래덩굴

 

 

 

마삭줄

 

 

 

후박나무

 

 

 

 

시목여

 

 

 

선착장이 보이는 곳

 

 

 

 

선착장이 있는 어청도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