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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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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도 비밀정원을 찾아서 1. 풍도 둘레길

향곡[鄕谷] 2022. 3. 23. 16:19

 

풍도 비밀정원을 찾아서 1. 풍도 둘레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 (2022.3.21-3.22)

 

⑴ 청옆골-동무재-은행나무-비밀정원-후망산 해마루(177m)-군부대 우회길-작은장술-큰여뿔해안-청옆골

    이동 거리 5㎞.  이동 시간 2:21 + 휴식 시간 0:41 = 계 3:02

⑵ 청옆골-후망산 등대-구령배딴목-진배(채석장)-북배 (왕복) 50분

⑶ 청옆골-동무재-목금이-비밀정원-은행나무-임도-동무재-청옆골 (2시간) 

 

 

 

풍도 둘레길

 

 

풍도는 야생화로 잘 알려진 꽃섬이다. 3월 중순이면 봄꽃을 볼 수 있다. 야생화를 찾아 풍도로 가는 꽃 애호가들이 많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9시 반에 떠나는 배는 1시간 뒤 제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또 한 무리 사람들을 싣고 12시 반 풍도에 닿는다. 뱃전에 나가 바다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아직 바람이 차다. 제부도도 안산이요 2시간 배를 타고 24㎞를 건너간 풍도도 안산이다. 면적 1.84㎢, 60가구 90여 명이 사는 풍도는 옹진이었다가 1994년 안산에 편입되었다. 지리상으로는 서산이나 당진이 가깝고 옹진이 가까운데, 제부도가 안산으로 편입되면서 같이 안산이 되었다.

 

풍도 선착장에 내리니 숙소 주인이 트럭을 몰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는 선착장에서 2㎞ 떨어진 청옆골해변에 있다. 풍도는 야생화로 알려지기 전 1894년 청일전쟁이 처음 벌어진 풍도 해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청나라는 이 해전에서 지고 병사들의 주검이 청옆골해변으로 밀려와 주민들이 거두어 후망산에 묻었다. 그 원혼들이 맺혀서 그러한지 해변 몽돌에는 분홍빛 진달래꽃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단풍나무가 많았는지 단풍나무 풍(楓)을 쓰던 풍도를 일본은 풍성할 풍(豊)의 풍도로 바꾸었다. 실제 풍도는 농산물이 많이 나지 않고, 부근 바다는 물결이 세고 갯벌이 없어서 무얼 캐는 것이 어렵다. 한국전쟁 때는 인천 상륙작전을 하러 지나던 유엔군이 이곳에 들러 태극기를 꽂았다는 섬이다. 최근엔 야생화로 외부인의 걸음이 많아졌다. 요즈음엔 코로나로 단체 관광객이나 비정기 배편을 막고 있어 외부인 출입이 줄었다. 점심 식탁에 세모가시리와 전호 무침이 올라왔다. 세모가시리는 우뭇가사리 종류이고 전호를 이곳에서는 세쟁이라 부른다, 세쟁이는 5월이면 이곳 산에 지천이라 한다. 

 

점심 후 풍도 둘레길에 나섰다. 청옆골해변에서 동무재 쪽으로 들어갔다. 두릅나무 밭을 지나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들꽃이 나타난다. 노루귀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복수초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동무재에 오르면 양쪽 바다가 다 보이고 마루금에 서걱대는 풀잎들이 아직 더 짙은 봄을 기다리고 있다. 재 부근엔 5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 마을이 아래에 보이고 비밀정원이 시작되는 곳이다. 거기에서 목소리 좋은 아저씨가 매일 아침 올라와 마을에서 벌어진 좋은 일과 궂은일을 알렸다는 곳이다. 그곳서 2백 미터 정도는 화려한 정원이다. 복수초, 풍도바람꽃이 지천이고 가끔 노루귀들이 있다. 몇 송이 들꽃을 보려 들과 산을 찾아 가는데, 이렇게 꽃이 많다니 산은 봄꽃으로 화려하다. 산 정상 후망산 해마루를 지나면 군부대이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우회길이 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는 풍도대극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야생 흑염소 자생지인데 혹시 대극이 먹이가 아닌지 궁금하였다. 줄사철나무들은 나무줄기를 빈틈없이 조이고 있어 나무를 답답하게 하고 있다. 

 

하산길에 북배딴목에 있는 등대를 내려다 보고 작은장술로 내려섰다. '딴'은 외딴이란 뜻이고, '목'은 목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는 뜻이니 길게 뻗은 외진 곳이다. 작은장술엔 사람은 없고 몽돌 위로 바다 물결이 철썩 인다. 큰여뿔해안에는 주민들이 풀어놓은 얘기를 써놓았다. '바다를 보면 눈물이 났다'는 할머니, 시집와 바다를 보니 부모와 동생이 보고 싶었다'는 할머니, '굴 딴 돈으로 유학을 보냈다'는 글귀까지 애환이 묻혀 있는 해안길이다. 길에서 만난 어떤 할아버지는 우리와 몇 마디 말을 나누고는 꼭 다시 오란다. 오후에는 채석장이 있었던 진배를 지나 북배를 걸었고, 다음날엔 목금이를 넘어 비밀정원으로 다시 갔다. 길이 아닌 곳엔 줄딸기와 찔레와 두릅나무 등 온통 가시투성이 나무로 길을 막는다. 그런 가시덤불 아래에도 복수초가 어김없이 피어 있다. 복소초는 여러해살이풀이고 독초라 손을 대지 않으니 잘 살아남을 것 같다. 꽃은 밝고 아름다워 사람들 마음을 밝게 해 준다. 꽃이 있으면 길을 운치 있게 하여 발길이 더 가볍다. 풍도는 크지 않은 섬이니 하루를 묵는다면 섬 둘레와 후망산에 걸쳐 있는 둘레길을 두루 다닐 수 있는 곳이다.  

 

  

 

※ 대중교통 

(버스) ① 4호선 안산역 하차. 123번 버스 이용 방아머리 선착장 하차 - 650m 도보 - 방아머리 선착장

        ② 4호선 오이도역 하차. 70번 버스 이용 방아머리 선착장 하차 - 650m 도보 - 방아머리 선착장

(배) (갈 때) 인천 연안부두 9시 반 - 방아머리 선착장 10시 반 - 풍도 12시 25분(홀수일) (짝수일은 12시)

      (올 때) 풍도 12시(짝수일) (홀수일은 12시 반) - 제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13시 50분

 

 

 

풍도 위치

 

 

농어가 걸려 있는 청옆골해변

 

 

노루귀

 

 

풍도마을과 선착장

 

 

500년 된 은행나무

 

 

비밀정원

 

 

복수초

 

 

풍도바람꽃

 

 

두릅나무 밭

 

 

찔레밭

 

 

 

하늘타리 열매

 

 

 

줄사철나무

 

 

풍도대극

 

 

야생염소가 있고 길에는 대극이 많다

 

 

작은장술

 

 

큰여뿔 해안산책로

 

 

북배

 

 

풍도 선착장

 

 

 

풍도 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