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행 14
진도 첨찰산(尖察山. 485.2m)
상록수림이 있는 진도의 주산
두목재-진도기상대-첨찰산-상록수림-쌍계사-운림산방 주차장
이동시간 4.8㎞. 이동시간 2:18. 휴식시간 0:32. 계 2:50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2021.12.3. 대체로 흐림. 5.3~11.8℃. 강수량 0.6㎜)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세번째 큰 섬으로 오를 산이 여럿 있다. 그중 첨찰산은 진도읍에서 동쪽으로 5.5㎞에 거리에 있는 진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산이 높아 뾰족할 첨(尖) 살필 찰(察)로 사방을 살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래서 백제시대에서 산성으로 썼고 조선시대에는 봉수대를 세웠다. 봉황이 앉은 형상으로 명당인 운림산방과 쌍계사가 있고, 그 뒷산이 첨찰산이다. 산행은 쌍계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상록수림이 있는 먹바위골로 가서 첨찰산을 돌아 아리랑비가 있는 절골로 원점회귀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렇게 하면 3시간 정도 잡는다. 길게 돈다면 첨찰산에서 두목재로 이어가서 덕신산을 거쳐 쌍계사로 돌아서 오면 2시간 정도 더 잡으면 된다.
진도는 진돗개와 홍주 그리고 대파로 이름난 곳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였다. 유배를 오는 사람이 많아서 관리들이 다른 일을 못하자 영조 때 전라도 감사는 유배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이곳으로 조선의 관리 노수신이 유배를 왔다. 노수신은 친구들과 금강산으로 유람을 떠났는데, 유람 가는 중에 과거시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돌아갔으나 노수신은 3년마다 있는 과거를 포기하고 금강산으로 갔다. 그런 노수신이 을사사화 때 진도로 유배를 왔다. 그는 이곳에서 술과 시를 벗하며 지역 선비들과 교유하였다. 선조 즉위 후 19년 만에 유배가 풀려 돌아간 노수신은 승승장구하여 영의정까지 올랐다. 그는 유배기 간 중 독서하고 즐기며 재기를 꿈꿨다. 죽기 전에 그는 묘비를 지었는데, '절조를 지켜서 돌아와 보니 귀양살이도 비로소 편하구나'라고 하였다. 그는 진도에 있을 때 계획을 세워서 여러 곳을 다녔는데, 첨찰산에도 자주 올랐다.
우리는 두목재을 떠나 첨찰산에 올랐다가 쌍계사로 내려오는 길을 잡았다. 두목재는 두무골재라고도 부른다. 두무라면 둥글다(圓)는 의미이니 명당터 뒤 둥글게 둘러싼 곳에 있는 고개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이곳에 목장이 있어서 막을 두(杜) 칠 목(牧)으로 소나 말이 나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두었던 고개라는 해석이 있다. 두목재가 있는 정자에서 기상대가 보이는 쪽 편백나무숲으로 가는 길이 산행 깃점이다. 편백나무숲을 잠깐 지나면 소사나무군락이 한참 이어진다. 그다음엔 사스레피나무, 참나무류, 줄사철나무가 많다. 오름이 심하지는 않아 쉬엄쉬엄 걸을 수 있다.
진도기상대를 거치면 이내 첨찰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어 옛날에는 봉화산이라 불렀다. 정상에서는 기상대쪽을 빼고는 주위를 조망할 수 있다. 노수신이 왔을 때는 그곳까지 올랐을 테니 지금보다 조망이 좋았을 것이다. 진도대교가 놓인 너머로 해남 땅이 보이고 남으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조도가 보인다. 한참 주위를 바라보다가 하산하였다. 정상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내려서면 소사나무군락은 나무 층계가 끝나는 곳까지 한참을 이어간다. 그리고 상록수림이다. 동백나무숲에서 시작하여 약수터부터는 상록수림이 많아 한낮인데도 숲이 컴컴하다. 산은 편안하고,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좋다. 섬산은 높이에 비해 산 오르는 맛이 아무래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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