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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 이야기/섬으로 간다

진도 접도 남망산 / 곱고 아름다운 여미 산길

향곡[鄕谷] 2021. 12. 5. 17:00

 

진도 여행 11

 

진도 접도 남망산

곱고 아름다운 여미 산길

 

여미재-쥐바위(남망산.159m)-병풍계곡-병풍바위-선달봉망터-솔섬바위-작은여미해안-말똥바위-여미사거리-여미주차장

이동거리 5.6㎞. 이동시간 2:52, 휴식시간 0:10. 계 3:02

전남 진도군 의신면 금갑리 (2021.12.1. 흐림. 기온 3.1~7.3℃)

 

 

접도(接島)는 섬 속의 섬이다. 진도가 연육교(連陸橋)로 연결되고, 다시 연도교(連島橋)를 건너가는 섬이 접도이다. 원래는 이곳 지명을 따서 금갑도(金甲島) 또는 갑도(甲島)라 했는데, 같은 행정구역인 의신면과 연결된 섬이라 접도로 바꾸었다. 해안 둘레가 12㎞ 되는 작은 섬이다. 진도읍에서 남쪽으로 20㎞ 되는 거리에 접도 남망산이 있다. 해남에서 울돌목이 있는 진도대교를 건너와도 30분이면 닿는다. 연도교인 접도교를 건너고 수품항을 지나서 바닷가 도로를 타고 여미재를 넘어가면 체력은 국력이라는 표석이 보이는 곳이 산행 깃점이다. 최근 접도 웰빙 등산코스라 이름을 붙여 놓았다. 그곳 지명을 한자로 찾을 수는 없지만 보통 여미(麗美)라면 '곱고 아름답다'는 의미인데, 곱고 아름다운 고유 이름을 두고서 웰빙이란 요즘 너무 흔한 이름을 썼는지 모르겠다.

 

쥐바위 아래 간이주차장에서 내리니 바람이 제법 남아 있다. 10분 정도 걸어서 쥐바위에 오르니 앞뒤가 모두 터졌다. 남망산은 갈 수가 없는 곳이라 이곳이 정상인 셈이다. 쥐가 먹이를 앞에 둔 형상이라 쥐바위인데, 조금 더 걸어서 병풍바위에 서면 더 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북으로는 진도에서 가장 높은 첨찰산이 보인다. 능선길에 들어서니 바람이 잔다. 산길은 상록수림과 활엽수림으로 우거져 가을이 가고 있음을 느낄 수가 없다. 동백나무숲을 지나면 구실잣밤나무, 육박나무,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난대수림이 산길에 가득하다. 곳곳에 '분재와 난 채취 금지'란 안내판이 서 있다. 산림청이 선정한 '전국 야생화 생태명소'라니 봄철에 오면 들꽃이 많을 것이다.

 

능선과 병풍 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면 큰 구실잣밤나무가 있다. 갸름하고 둥글고 작은 도토리를 한자로 구실자(球實子)라 하는데, 구실자가 달리는 잡(雜)밥나무라고 '구실자잡밤나무'라고 하다가 구실잣밤나무가 되었다. 육박나무도 나무껍질이 육각형으로 얼룩지게 벗겨진다고 얼룩 하다는 뜻의 한자 박(駁)을 써서 육박(六駁) 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후박나무는 남쪽 지방에 난대림을 대표하는 나무로 위장을 치료하는 후박(厚朴)이란 한약재로 쓰인다. 병풍바위 아래 나무꾼 사랑 굴을 돌아서 올라서면 기묘한 나무들이 더 있다. 연리근이 있고, 이팝나무와 팽나무가 어우러진 연리목이 있다. 한 몸이 되듯 어우러졌다. 부부나무라며 표시한 느티나무가 있는데 숫나무는 좀 억지를 부렸다. 더 가서는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모새나무가 있다는데 안내판은 있는데 찾지 못하였다. 

 

선달봉 망터를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솔섬바위로 방향을 잡았다. 남망산(南望山)이란 이름은 산이나 벼랑이 남쪽을 향하였다고 붙인 이름인데, 솔섬바위 남사면은 높은 벼랑이다. 바위 아래로 해안길로 내려서면 넓적 바위와 솔섬이 눈에 들어오고, 해안에는 초록빛 맥암이 다른 화산암 사이로 들어와 오래전에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래된 나무나 바위는 과거를 묻을 수가 없다. 소동파가 말한 '물이 빠지니 돌이 드러나는구나(水落石出)'란 말도 같은 표현이다. 건너편 말똥바위도 높은 벼랑이다. 벼랑 아래 바위 네 덩이가 말똥처럼 생겨서 붙인 지명인데, 뱃사람이 일러준 것으로 이름은 이렇게 자연스러워야 한다. 남쪽으로는 보길도, 조도가 보이는 시계가 좋다. 섬이란 고립이란 의미도 있지만 이상국도 되고 피난처도 된다.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였고, 사람이 들어와 산 역사가 짧은 섬이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조용한 곳이라 즐기며 쉬어갈 곱고 아름다운 여미(麗美)의 섬이다.    

 

 

 

   

남망산 쥐바위

 

 

 

남망산 정상. 산길이 따로 없다. 물 건너 보이는 곳이 진도 본섬이다

 

 

 

12가지가 뻗은 구실잣밤나무. 그래서 12간지를 붙여놓았다

 

 

 

후박나무

 

 

 

나무 껍질이 육각형으로 벗겨진다는 육박나무

 

 

 

동백나무 숲길

 

 

 

병풍바위 옆 구실잣밤나무

 

 

 

이팝나무와 팽나무 연리목. 이팝나무가 아예 팽나무 줄기를 뚫고 들어갔다

 

 

 

느티나무 암나무

 

 

 

말똥바위(좌)와 솔샘바위(우) / 선달봉 망터에서

 

 

 

작은여미해안과 말똥바위 / 솔섬바위에서

 

 

 

솔섬바위와 넓적바위와 석굴

 

 

 

맥암이 흘러 들어온 해안가

 

 

 

솔섬과 솔섬바위 / 말똥바위에서

 

 

 

저 밑에 바위 네 덩이가 말똥처럼 생겼다고 한 모양이다

 

 

 

멀리 보길도가 보이는 조망

 

 

 

말똥바위에서

 

 

 

팽나무 / 여미주차장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