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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 제부도

향곡[鄕谷] 2021. 6. 5. 09:35

다시 간 제부도

 

선착장-제비꼬리 길-제부 해변길-매바위-캠핑장 (5.2㎞. 2시간 반)

경기도 화성시  (2021.6.4. 맑음. 12.3~23.6℃)

 

 

 

 

30여 년 전이었다. 직장에 다닐 때 야유회를 1박 2일로 제부도로 갔다. 토요일에 근무를 마치고 간 제부도는 어둑하였다. 차량 불빛이 비치는 출렁거리는 바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차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신비로운 일이었다. 직장 야유회란 것이 술 한잔하며 노래 부르고 그런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해는 중천에 떠서 달리 갈 곳은 없고 바닷가를 조금 걷다가 섬을 나왔다. 그러고 얼마 뒤에 차가 생겨 가족들과 그곳으로 다시 갔다. 섬에 도착하였을 때는 만조라서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아이들이 있어서 갯벌에서 조개를 캔다고 그곳 가게에서 파는 호미를 사서 들어갔는데, 그곳 어민들은 조개를 캐면 안 된다고 하여 도로 갯벌 밖으로 나온 적이 있었다. 대신 철썩이는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모랫길을 걸었다.

 

그리고 30여 년 뒤 이번에는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생각으로 제부도에 갔다. 섬 일주를 하면 8㎞가 된다기에 옛날 생각을 하며 찾은 것이다. 전철을 몇 번 타고 금정역에 내려서, 제부도로 가는 버스를 타니 1시간 40분 걸려 제부도 입구에 도착하였다. 다시 거기서 제부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집에서 떠난 지 4시간 반 만에 도착한 셈이다. 일행 말고는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이 없었다. 물때가 있어 물길이 막힐까 봐 집에서 일찍 나와 겨우 만조가 시작되기 전에 섬에 들었다. 대중교통이 있지만 나서기가 만만치 않은 먼 길이다.

 

섬 일주의 일부분으로 산을 돌아 해안데크길을 도는 제비꼬리길이 있었다. 제부도 섬 모양이 제비꼬리 형상이라 그렇게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그 길을 돌아보는 데는 40여분이 걸린다. 정상인 탑재산(66.7m)도 다닌 섬 중에서는 가장 낮은 높이의 산이라 동네에 있는 낮은 언덕 정도이다. 청미래덩굴과 참나리가 눈에 많이 띄는 산길이다. 제비꼬리길을 지나면 해변길로 걷는다. 좁은 해변 옆으로 식당이 즐비한데 한적하다. 길은 짧아(1.5㎞) 천천히 반시간이면 넉넉히 걸을 수 있다. 해변에는 갯메꽃이 피고, 길가에는 사람들이 평소에 눈길도 잘 안 주는 사초가 자라는 것이 특이하다. 갯벌로 들어가는 가족이 없으니 바닷가는 더 황량하다. 괭이갈매기들만 고양이 소리를 내며 거지 갈매기가 되어 사람들 주변을 돌아다닌다. 한적하고 자연스럽던 바닷가는 상가와 넓은 도로와 각종 시멘트 구조물로 채워져 바다에 온 맛이 줄었다. 시멘트 블록으로 된 해안길은 걷기엔 열기가 후끈하고, 바다 한쪽엔 갈매기들이 모여 졸고 있다. 아련하게 남아 있던 추억 속에 섬이 더 아름다웠다.    

 

 

※ 제부도 교통편

① 4호선 금정역 4번 출구 앞에서 제부도 가는 330번 버스(25분 간격) 이용(8:10 출발), 제부도 입구 하차 (1시간 40분 걸림)

    4호선 반월역에서 같은(330번) 버스가 있으며, 수원역에서는 제부도로 가는 좌석버스(1004번)가 있음

② 제부도 입구에서 내려 다시 제부도로 들어가는 마을버스(H50번. 40분~1시간 간격) 이용(10:00출발), 10~15분 뒤 매바위까지 도착

③ 제부도에서 나오는 버스는 제부도입구에서 출발하는 시각+15분으로 잡으면 됨. 바닷길 2㎞를 걸어 나와도 됨 

 

※ 참고사항 : 제부도 들어가는 길은 만조 때 물이 넘쳐 통행이 안되므로 물때를 알아보고 들어가야 함. www.hscity.go.kr         

 

 

 

제부도선착장. 건너편은 대부도이다

 

 

요트계류장 건설현장 건너로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길이 보인다.

 

 

 

돌무더기를 쌓은 곳이 탑재산 정상(66.7m)이다

 

 

 

청미래덩굴

 

 

 

제부해변길

 

 

 

제비꼬리길 바다데크

 

 

 

갯메꽃

 

 

 

매바위

 

 

 

매바위

 

 

 

매바위 쪽에서 본 갯벌체험장

 

 

 

 

제부도 갯벌

 

 

 

해안길

 

 

 

해당화

 

 

 

육지와 섬을 이은 길 위로 차가 다니는 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