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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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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걷는 남한산성 꽃길

향곡[鄕谷] 2023. 10. 10. 09:13

남한산성 23

 

가을에 걷는 남한산성 꽃길 

 

남위례 - 옥천약수터 - 위례계곡 - 수어장대 암문 - 서문 - 국청사 - 산성로터리 - 남장대 - 제2남옹성 - 남문 - 불망비 - 웃논골 - 남위례

이동거리 13.8㎞. 이동시간 5:17. 휴식시간 0:43. 계 6:00 (2023.10.4. 맑음. 14.2~23.2℃)

 

 

 

 

 

 

추석이 그저께였다. 어린이는 맛난 것을 기다리고 노인은 사람을 기다리는 명절이다. 그런 추석이 지났다. 계절이 바뀌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다. 계절이 물과 같이 흘러 또 다시 가을이 되었다. 조선의 문인 서거정은 서풍이 가을을 걷어 갔는데 어찌 귀밑에 가을은 그대로 남았느냐고 탄식하였다. 산 오르는 것도 귀밑에 가을처럼 아득해지고 있다.   

 

오솔길이 희미해지고 고마리로 가득찼다. 고마리 꽃밭에 서 있는 귀룽나무 몰골이 수척하다. 일찍 잎을 내놓더니 일찍 들어간다고 매무새를 갖출 겨를이 없다. 귀룽나무만 그런 게 아니다. 덩치 큰 나무들은 다 그랬다. 나무는 서둘러 움직여도 풀들은 손 바뀜이 다르다. 가을을 기다린 풀들이 꽃을 피우고, 일찍 피운 꽃들은 열매를 맺고 있다. 사람들만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가 쫓아가고 있다. 

 

남한산성 서벽에 풀들을 다 베어 풀밭이 휑하다. 꽃구경을 나선 산객을 머슥하게 하였다. 서문으로 들어 산성을 가로질러 남장대로 올라갔다. 도둑놈의갈고리와 짚신나물은 씨앗을 멀리 보내려 길가에 늘어섰다. 남장대를 거쳐 들꽃화원 남옹성으로 내려섰다. 쑥부쟁이, 오리방풀, 자주방아풀, 꽃향유, 자주쓴풀 보라색 꽃식구들이 모여서 기다리고 있다. 가까이 가야 더 잘 볼 수 있는 꽃들이다. 꽃 속에 묻혀 꽃부자가 되었다. 이런 행복한 부자가 없다.  

 

 

 

귀룽나무 (장미과)

 

 

들꽃 숲길

 

 

고욤나무에 고욤은 익어가고

 

 

쑥부쟁이가 있는 숲길

 

 

주엽나무(콩과) 줄기에 가시가 빽빽하다

 

 

도둑놈의갈고리 (콩과)

 

 

참회나무 열매

 

 

남장대 터

 

 

제2남옹성

 

 

자주방아풀 (꿀풀과)

 

 

오리방풀 (꿀풀과)

 

 

자주쓴풀 (용담과)

 

 

제2남옹성

 

 

진범 (미나리아재비과)

 

 

미국쑥부쟁이 (국화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