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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빈산, 견우봉 / 산불과 식생

향곡[鄕谷] 2023. 6. 17. 19:28

 

 

예빈산, 견우봉 

산불과 식생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팔당역 - 능선길 - 예빈산 - 견우봉 - 예빈산 - 율리고개 - 계곡길 - 팔당 2리

이동거리 6.9㎞. 이동시간 3:35. 휴식시간 2:55 계 6:30. (2023.6.16. 맑음)

 

 

 

 

 

예빈산 능선길로 오르니 산불이 난 흔적이 있다. 2023.4.3부터 나흘간 산불이 났던 곳이다. 이곳 산불은 지표면에 낙엽을 다 태우고 나서 나무줄기까지 태우고, 잎과 나뭇가지까지 탄 것도 많다. 능선길 시작한 지 3부 정도부터 예빈산과 견우봉 정상까지 불길이 미쳤다. 고온 건조하면 산불 발생률이 높다. 자연발생적으로 산불이 나는 생태계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소나무는 침엽수라서 잎이 두꺼운 활엽수에 비해 산불에 취약한 나무다. 불에 타기 쉬운 송진이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났던 잿더미 위에는 새순이 돋고 있다. 산불로 폐허가 되면 열과 연기로부터 화학물질이 발생한다. 그 화학물질이 식물의 발아를 촉진하여 잠들고 있던 씨앗을 깨우는 역할을 한다. 불에 탄 나무는 대부분 밑둥치에서 새로운 줄기를 내밀고 있다. 물과 영양분이 위로 오르지 못하니 뿌리가 후손을 생산하는 역할을 직접 하는 것 같다.  산불이 나면 내화성과 내한성이 강한 신갈나무가 숲을 차지하게 된다. 소나무는 솔방울을 열어 씨앗이 탈출하게 한다. 발아한 어린 소나무는 경쟁 나무가 없어 더 잘 자란다. 식물은 생태계 피해를 입고 새로운 변화를 맞겠지만, 곤충이나 뱀 등 동물은 그대로 화를 입을 것이다. 식물은 비명을 지르고 겁에 질린 동물들도 도망가기 바빴을 것이다. 

 

산불이 나서 바닥에 여린 풀이 조금씩 나고, 나무도 대부분 타서 그늘이 없다. 아직도 탄내가 남아 있고 그늘이 없으니 뙤약볕에 산행이  어렵다.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이 가쁘다. 지구상 평균 산소 농도는 21%인데, 식물이 적으면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산불이 나도 그렇다. 그래서 산불은 기후재난이기도 하다. 불이 난 곳엔 날벌레도 많다. 산 위쪽은 피해가 적은 편이다. 산제비나비가 날고 왕자팔랑나비가 나뭇잎에 앉아 있다. 이곳 왕자팔랑나비는 다른 나비에 비해 뒷날개에 흰띠가 넓다. 이름으로는 영원히 왕이 될 수 없는 나비다. 

 

예빈산을 다르게 직녀봉이라 부른다. 그래서 예빈산과 견우봉 사이 능선을 오작교라 한다. 오작교 바로 아래까지 산불이 미쳤지만 오작교는 여전하다. 이번 칠월칠석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데 지장은 없겠다. 견우봉 정상엔 미역줄나무 꽃이 피었다. 희한하게 미역줄나무는 산 정상에 많다. 오대산, 육백산, 예봉산, 명지산 등에서 말이다. 두물머리 조망이 좋다. 한참을 있으니 시계가 더 넓어진다. 이 멋진 풍경을 산수화로 그렸을 때 어떻게 모두 담을 수 있겠는가. 산수 자체야 말로 최고의 그림이다.    

 

※ 교통편 : 경의중앙선 팔당역

 

 

 

머리에 씨앗을 이고 나온 잣나무 새싹

 

 

불 탄 산

 

불 탄 나무들

 

불 탄 나무줄기

 

 

불 탄 나무에 새로 나는 줄기

 

 

왕자팔랑나비

 

 

예빈산

 

견우봉 전망대에서 보는 한강

 

 

견우봉에서 보는 검단산

 

 

미역줄나무

 

 

소태나무

 

 

물푸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