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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 황량한 들판에도 좋은 꽃떨기 피어 있음을

향곡[鄕谷] 2024. 5. 6. 20:52

 

패랭이꽃

황량한 들판에도 좋은 꽃떨기 피어 있음을 

 

 

 

패랭이꽃은 낮은 지대 건조한 곳이나 냇가 모래땅에서 자란다. 줄기는 모여 나며 높이는 30㎝ 정도 된다. 줄기는 호리호리 하지만 곧으며, 줄기 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버들잎처럼 길고 뾰족한데 마주나며 잎 아래가 줄기를 감싼다. 6월에서 9월인 여름에 여러 갈래로 찢어진 희고 붉은 꽃이 두세 송이씩 핀다. 꽃받침은 질기고 튼튼하다. 호박벌이나 풍뎅이들이 와서 꽃가루받이는 하지 않고 꿀만 몰래 훔쳐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패랭이꽃은 석죽화(石竹花)라 부르는데, 이런 전설이 있다. 마을 사람을 괴롭히는 석령(石靈)이 있어, 장사가 가서 화살을 겨누어 쏘았다. 바위에서 화살이 빠지지 않을 정도였고, 그 자리에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꽃이 피어 석죽화라 하였다. 석죽(石竹)은 '바위에서 자라는 대나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서민이 쓰는 패랭이 같다고 패랭이꽃이라 부른다.  

 

패랭이꽃은 척박한 땅에서 살면서 꽃을 피우는 것이기에 사람의 가슴을 애틋하게 한다. 포은 정몽주의 선조인 고려 예종 때 정습명은' 석죽화(패랭이꽃)'란 시를 지었다. '세상 사람 모란을 사랑하여서 / 동산에 가득 심어 기르네. / 뉘 알리 황량한 들판 위에도 / 또한 좋은 꽃떨기 피어 있음을. / 빛깔은 시골 방죽 달빛 스민 듯 / 언덕 나무 바람결에 향기 풍기네. / 땅이 후져 공자님네 오지를 않아 / 고운 자태 농부의 차지된다네'. 자신을 세상사람 알아주지 않는 패랭이꽃에 비유하여 표현하였다. 패랭이꽃은 키가 낮은 풀밭에서 좋아하는 빛을 받을 수 있어 거기에 산다. 

 

패랭이꽃은 중세부터 혼례와 사랑의 의미로 신부를 치장하는데 썼고, 신의 사랑 또한 패랭이꽃으로 묘사하였다. 패랭이꽃 학명 Dianthus도 그리스어로 신을 뜻하는 'Dio'에 꽃을 뜻하는 'Anthos'의 합성어이다. 예로부터 패랭이꽃은 오래 건강하시라는 축수(祝壽)의 뜻이 있었다. 요즈음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쓴다. 카네이션은 패랭이꽃을 개량한 원예종이다. 1907년 카네이션을 처음 선택한 '안나 자비스'는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서 카네이션을 택하였다고 하였다. 어버이날에는 어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해드리면 되는 것이다.  

 

 

 

패랭이꽃 / 경기도 성남 (2020.6.26)

 

 

패랭이꽃 / 만재도 (전남 신안. 2020.7.28)

 

 

패랭이꽃 / 올림픽공원 (서울 송파. 2019.8.26)

 

 

패랭이꽃 / 제주도 서귀포 남원큰엉 (2013.9.19)

 

 

패랭이꽃 / 강원도 삼척 (2016.9.30)

 

 

패랭이꽃 / 경기도 성남 (2019.9.27)

 

 

패랭이꽃 / 경기도 성남 (2019.9.27)

 

 

술패랭이꽃 / 경북 봉화 꽃뱅이정원 (2019.6.25).

 

 

술패랭이꽃 / 경기도 성남 (2019.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