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5
인왕산 (仁王山)
숲이 적은 바위산
서울 종로구, 서대문구
독립문역 - 안산자락길 - 하늘다리 - 선바위 - 인왕산 정상 - 기차바위 - 홍제역
이동거리 6.1㎞. 이동시간 2:37. 휴식시간 1:08. 계 3:45 (2024.5.30. 맑음. 16.2~24.6℃)
조선 성종 때(1481년) 편찬한 동국여지승람에 인왕산이란 이름이 처음 나온다. 인왕(仁王)은 불법의 수호신으로 절문 좌우에 안치하는 금강역사이다. 산 이름 인왕은 임금을 보필하는 의미가 있다. 광해군일기(1613년)에는 옛날 인왕사(仁王寺)가 있었기에 인왕산이라 불렀다고 나온다. 그 인왕산에 올랐다. 독립문역에서 안산자락길로 해서 인왕산으로 가는 하늘다리를 건넜다. 한창 오디가 떨어지고 있어 길바닥은 검붉다.
조선 개국 때 도읍을 정할 때 무학은 인왕을 주산으로 하고, 삼봉은 북악을 주산으로 하자고 하였다. 무학은 인왕을 주산으로 하지 않으면 200년 뒤에 도성이 무너진다고 하였다. 삼봉은 모든 제왕은 도성을 남으로 향하여 나라를 다스렸다고 하였다. 인왕산에 도성을 쌓을 때 선(禪)바위를 두고서 또 다른 얘기가 전한다. 스님이 장삼을 입고 있는 것 같다고 선바위이다. 삼봉은 선바위 바깥으로 성을 쌓으면 불교가 성하고 안으로 성을 쌓으면 유교가 성한다며 안으로 쌓는 것을 관철시켰다. 문헌에서 전하는 이야기이고 태조실록에는 없다.
하늘다리를 건너 해골바위에 올라 주위를 돌아보고 선바위로 갔다. 일제강점기 때 남산에 있던 국사당을 이 바위 곁으로 옮긴 뒤로는 선바위와 국사당은 무신(巫信)을 모시는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선바위를 지나면 성 안이다. 인왕산은 가을이나 겨울철에 올랐는데 이 계절에는 오랜만이다. 산은 바위산이라 숲이 적다. 인왕산의 식생은 정선의 인왕제색도나 강희언의 인왕산도에서 보는 소나무숲은 아니다. 아까시나무나 키 낮은 관목들이 주여서 햇빛을 막아주지 못한다. 오늘같이 구름이 끼어도 자외선은 맑은 날의 70~80%는 통과하기에 자외선은 많고 기온이 올라 힘이 든다.
정상을 거처 기차바위로 갔다. 멀리 북한산 보현봉과 문수봉이 보이는 곳은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 대상이었다. 인왕산은 호랑이산으로 우람하나 숲이 적어 바위로 만물을 꾸며 대신하고 있다. 둘러보면 그런 바위 형상들이 많다. 기차바위를 지나면 소나무숲은 몇 년 전에 불이 나서 거의 다 탔다. 아직도 탄 내가 난다. 화재로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토양은 허약해지고, 가장 먼저 터를 잡는 것은 싸리 종류다. 소나무는 복원이 어려워 이 모습은 오래갈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려 비, 바람, 햇빛, 새, 곰팡이가 나무를 분해하고 나무는 양분이 된다. 시간은 걸리지만 생명의 고리는 그렇게 연결된다. 나무는 죽어서도 세상을 이롭게 한다. 나무는 사라지지만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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