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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북한산 탕춘대능선 - 비봉능선 - 남장대능선 / 능선을 이어 이어

향곡[鄕谷] 2024. 6. 4. 11:56

 

북한산 탕춘대능선 - 비봉능선 - 남장대능선

능선을 이어 이어 걷는 길 

 

불광역 - 장미공원 - 탕춘대능선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청수동암문 - 남장대지 - 행궁터 - 북한산성계곡 - 산성안내소

이동거리 13.1㎞. 이동시간 5:49. 휴식시간 2:33. 계 8:22 (2024.6.3. 맑음. 15.7~28.7℃)

 

 

 

 

이번 산행은 탕춘대능선 비봉능선 남장대능선을 이어가서 북한산성계곡으로 빠져나가는 산길이다. 조금 멀기는 하지만 북한산 봉우리를 감상하며 걷기 좋다. 탕춘대능선은 그 길만 끊어서 보면 가볍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다. 길에는 싸리들이 총 출동하였다. 참싸리 조록싸리 족제비싸리 땅비싸리가 있다. 참싸리와 조록싸리는 싸리나무 종류이고, 족제비싸리나 땅비싸리는 싸리나무 종류가 아닌데 싸리란 이름을 달고 있다. 모두 꽃을 피우지만 잎이 동글동글한 참싸리는 아직 꽃이 필 때가 아니다.

 

비봉으로 오르는 길은 바윗길이다. 그곳을 오르면 멋진 북한산 화강암 봉우리들이 펼쳐진다. 땅속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암석이 되고, 오랜 세월이 지나며 서서히 땅 위로 드러난다. 그렇게 드러난 화강암 지형은 다양하고 아름답다. 승가봉에서 보는 의상능선과 원효능선 봉우리들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산이 그림 같다. 그림 같다는 말은 그림보다 낫다는 말이다.

 

승가봉을 지나면 청수동암문 가는 길이다. 오늘 걷는 길에서 가장 힘든 길이다. 청수동암문 오르는 산길은 너덜길이다. 빙하기에 한냉건조한 기후의 영향으로 암석에 풍화가 일어났다. 암석이 떨어져 나와 돌밭을 이루고, 절벽은 침식과 풍화로 깎여 나갔다. 이런 것이 반복되어 너덜이 되었다. 바로 위 나월봉과 나한봉이 절벽처럼 보인다. 청수동암문은 깔딱 고개 위에 위엄으로 서 있다. 바람이 드나들며 씨앗을 날라 나무들이 많다. 고광나무 산딸나무 참빗살나무가 꽃을 들고 환영하듯 서 있다. 보름 전에 보았던 자주꿩의다리는 아직도 꽃을 피우지 않았다. 

 

청수동암문을 지나 남장대가 있었던 능선에 오르면 산성주능선 하늘금이 보이고, 능선 사이에 성문들은 작은 구멍처럼 서 있다. 하늘은 바람이 불어서 말끔하다. 송홧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지나서 나뭇잎에 앉은 가루도 없다. 소나무 잎끝에는 발그레한 자줏빛 암꽃이 달렸고, 그 아래는 송홧가루를 다 날려버린 수꽃이 말라 있다. 수정을 마친 모양이다. 내년이면 암꽃 자리에 새로운 솔방울이 나올 것이다. 생명은 이렇게 끝없이 변화하며 자란다. 하산길에 산딸기가 있다. 오래 걸은 뒤라 산딸기가 더 달다. 하산하여 뒤돌아 본 산은 우뚝하다. 사람들은 다 내려가고 산이 쉴 시간이다. 

 

 

 

탕춘대성 암문

 

 

사모바위에서

 

 

승가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보며

 

 

가운데 솟은 문수봉 왼쪽이 청수동암문 오르는 너덜길이다



북한산 정상과 의상능선

 

 

통천문 / 승가봉을 지나면 통천문이고, 통천문을 지나면 청수동암문으로 간다

 

 

청수동암문 너덜길

 

 

청수동암문

 

 

산딸나무

 

 

의상능선과 원효봉

 

 

남장대지에서 보는 북한산 정상

 

 

금마타리. 코를 쏘는 진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참빗살나무

 

 

중성문에서 보는 노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