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의상봉과 원효봉
우뚝함과 부드러움으로 대비
백화사 - 의상봉 - 가사당암문 - 북한천 - 북문 - 원효봉 - 원효암 - 서암문 - 효자마을
이동거리 7.5㎞. 이동시간 4:59. 휴식시간 1:30. 계 5:59 (2024.9.2. 흐림. 22.2~26.9℃)
고승대덕들이 참선 수도한 북한산 봉우리 이름에 의상과 원효가 있다. 의상봉과 원효봉을 이어서 걷기로 하였다. 두 산이 앉은 자리는 북한산계곡 초입에 있다. 산에 들어서니 구름이 드리워져 산을 신비롭게 한다. 좌우로 깎아지른 바위봉이 구름 속에 우뚝하다. 의상봉은 눈을 올려볼 정도로 높다. 시작부터 긴장을 하고 숨을 끊어서 쉬며 오른다. 철난간과 계단이 없던 그 예전엔 어찌 올랐을까 싶다.
원효(元曉. 617~686)는 의상(義湘. 625~702)과 같이 당나라로 유학을 가다가 토굴에서 잤다. 목이 말라 마신 물이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 거기서 원효는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되돌아왔다. '자루 없는 도끼로 하늘을 받칠 기둥을 만들 것'이라는 원효를 보고 무열왕은 큰 인물임을 알고 과부가 된 요석공주와 연을 맺게 하였다. 원효와 의상은 한창 활동할 시기가 삼국통일 이후여서 그들의 발길을 더 넓게 하였다. 모두 해박한 지식으로 탁월한 저술을 남겼다. 원효는 거리를 다니며 실천의 방법을 제시하고 서민들을 교화하였다. 의상은 당나라로 유학을 다녀와 화엄종을 세우고 제자 교육과 수행에 힘을 기울였다. 두 수행자의 풍모가 산의 외양에 남아 있다.
그런 산에 자리 잡은 나무도 산과 어울려 위엄이 있다. 바위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살아가는 과정이 치열하다. 뿌리를 내릴 땅이 없는데도 바위를 비집고 자기가 살 땅을 마련하여 사는 모습이 그러하다. 인고의 세월을 겪으며 풍상을 모두 안으로 삭히며 품고 있다. 풀은 또 어떠한가. 알며느밥풀꽃은 폭염에도 더 붉고, 배초향은 어느 풀보다 잎향기가 더 짙다.
의상봉에서 북한산계곡으로 내려섰다가 원효봉으로 올랐다. 산 아래에서 후덥하던 공기가 원효봉에 오르니 다시 시원해졌다. 특 터져 두루 조망이 좋다. 조금 전 다녀온 의상봉이 앞에 우뚝하다. 산에 오르겠다고 했을 때는 산에서 느끼는 나름의 쾌락이 충동질한다. 자연과 만나면 이루려고 했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원효암을 거쳐 경사가 있는 길로 하산하였다. 산에서는 내려오는 길이 더 어렵다. 그것은 사람 사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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