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2
북한산 조망과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
북한산성 입구(50) - 중성문(290) - 부왕동암문(521) - 증취봉(593) - 용혈봉(581) - 용출봉(571) - 가사당암문(448) - 국녕사 - 법용사 - 대서문(163) - 북한산성 입구(50)
이동거리 8.8㎞. 이동시간 4:07. 휴식시간 1:35. 계 5:42 (2024.10.23. 맑음. 9.4~15.5℃)
북한산에서 단풍과 조망을 보기로 하였다. 북한산계곡에서 올라 부왕동암문에서 가사당암문을 걸었다. 북한산계곡에서 부왕동암문 오르는 계곡 중간 정도 가면 청하동문(靑霞洞門)이란 글자를 바위에 새겨 놓았다. 청하(靑霞)란 푸른 노을이란 뜻인데, 나뭇잎 무성한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오색찬란한 빛이 마치 노을처럼 보여서 붙인 이름이다. 동문(洞門)이란 경치가 좋은 곳을 이르는 말이다. 이곳 계곡은 초록이 한창 돋아날 때 올라도 좋다.
이곳 계곡은 단풍이 아름답다. 추사 김정희는 이곳에 와서 부왕사(扶旺寺)란 시를 지었다. 그는 '산 구경은 부왕이 좋고, 단풍이 밝아 골짜기가 어둡지 않아 좋다'며, '신선세계를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숲은 헐거워지고 잎은 말랐으나 단풍이 한창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가을날 아름다운 단풍이 들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온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져야 한다. 올해는 더위가 늦게까지 이어졌고 서늘한 날씨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숲이 오래되고 우거질수록 단풍색은 칙칙하다. 그래서 서쪽에 덜 우거진 숲 쪽 바위에 붙은 나무들은 단풍이 더 붉다.
의상능선은 험한 곳에 계단을 만들어 전보다는 산길이 조금 나아졌다. 증취봉 가는 길에서 건너보는 북한산 정상 봉우리들이 호쾌하다. 용이 산다는 용혈봉을 지나 용출봉으로 갔다. 용출봉은 이곳 능선에서 가장 높지는 않지만 가장 뾰족한 봉우리이다. 여러 봉우리가 요동을 치며 오르내린다. 용출봉 철계단을 오르는 바위에 자명해인대(紫明海印臺)라 적은 곳이 있다. 자명(紫明)은 산자수명(山紫水明)이고, 해인(海印)은 해인삼매(海印三昧)를 줄인 말로 아름다운 경치를 관조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곳이란 뜻이다.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뭇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집에서 가져온 사료를 들고양이에게 주고 있었다. 요즈음 인근 산에 가면 들고양이나 들개가 늘었다. 농약 살포로 쥐의 조절자인 맹금류와 여우가 없어지자 쥐가 더 늘어난 데다가 쥐를 잡을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니 쥐를 잡지 않는다. 중세유럽에서도 늑대를 없애자 쥐가 늘어나 흑사병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쥐가 늘어나면 병원균을 옮겨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농약을 살포로 식물에 축적되어 초식동물에서 상위 포식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과 같다.
가사당암문에서 하산하였다. 가사(袈裟)는 출가자들이 장삼 위에 걸치는 법의(法衣)이고, 가사당(袈裟堂)은 가사를 만드는 곳이다. 부근 절에서 그런 역할을 했다. 숲은 첫단풍 정도이고, 쐐기풀은 이제야 열매를 맺고 있다. 쐐기풀은 줄기에 가시가 있지만 열매에도 가시가 있다. 철옹성이다. 가을에 산을 지키는 꽃은 구절초와 산국, 쑥부쟁이 등 국화과 식물이고, 꽃향유 등 꿀풀과 식물이다. 팥배나무는 잎이 진작에 다 떨어졌고 새들에게 맛 보일 빨강 열매가 싱싱하다. 가을에 꽃을 피우는 참느릅나무는 어느덧 열매를 매달고 결실을 기다린다. 낙엽이 산길에 많이 떨어졌다. 계절이 바뀌면 늘 새로운 아름다움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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