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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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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3

향곡[鄕谷] 2024. 5. 17. 13:37

북한산

북한산계곡에서 진달래능선으로 3

 

북한산성 입구 - 북한산계곡 - 중성문 - 태고사 - 북한산대피소 - 대동문 - 진달래능선 - 우이동

이동거리 10.1㎞. 이동시간 4:27. 휴식시간 1:24. 계 5:51 (2024.5.16. 맑음. 6.9~19.8℃)

 

 

 

 

5월 중순. 전날 비가 와서 계곡이 풍성하다. 산길에는 지난주보다 애벌레가 줄고 나비와 새가 늘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그렇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모시나비가 느리게 날아다닌다. 나비와 새는 계절에 맞추어 어김없이 찾아온다. 동식물은 어떻게나 때를 잘 맞추는지 그 변화는 몸속에 계절에 반응하는 시계가 있어 그럴 것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변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가 없다. 

 

계곡 입구에 개복숭아나무가 있다. 개목숭아가 덜 익었을 때는 그걸 따서 삶아 먹기도 했다. 어릴 때에 산이나 들에 가서 주변을 찾아보면 먹을 것이 있었다. 찔레순도 꺾어 먹고, 산딸기도 따 먹고, 오디도 있었다. 계곡에 있는 고욤은 아직 쌀알 크기만큼도 안된다. 그것도 커서 익으면 그릇에 담아서 숟가락으로 떠먹기도 했다. 어릴 적 산과 들에서 먹은 것은 보약이었다.

 

불두화가 늘어진 노적사 앞을 지나 오르막을 오르면 중흥사이다. 이맘때 이곳을 지나면 향긋한 꽃향기가 난다. 부근에 쪽동백나무가 있어서다. 중흥사 삼거리에서 방향을 왼쪽으로 틀면 태고사이다. 고려말 고승인 원증국사 보우가 세운 절이다. 부도와 탑비를 보러 들어섰더니 180년 된 보호수 귀룽나무가 있다. 구룡나무가 변해 귀룽나무가 되었다. 전설에 석가모니부처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 용이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귀룽나무는 절과 관계가 있다. 

 

태고사를 지나면 꽃이 핀 층층나무와 산사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고, 노린재나무 꽃도 있다. 분분히 떨어진 꽃잎들이 산길을 꽃길로 만들었다. 계곡 옆에는 보기 드문 민백미꽃이 피었다. 민백미꽃은 백미꽃에 비해 전체에 털이 없어 구분한다. 북한산대피소에 이르렀다. 학창 시절에 바로 앞 용암사터에 텐트를 치기도 했다. 기온이 내려가고 숲이 우거져 대피소 부근은 서늘하다. 만경대 아래에 낙석으로 통행을 막아 진달래능선으로 내려갔다. 때로는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대동문으로 가는 능선길은 편안하다. 물푸레나무는 이제 연두색이다. 복엽은 싹이 늦게 나기도 하고, 산속이라 늦게 싹을 내기도 했을 것이다. 동장대(東將臺)를 거쳤다. 장군의 지휘본부가 장대(將臺)이다. 그중 동장대는 최고 지휘관이 있던 곳이다. 북한산에 둔 세 곳의 장대 중 이곳만 복원하였다. 동장대 앞 산뽕나무가 열매를 맺었다. 산뽕나무는 뽕나무와 다르게 열매에 뾰족한 가시가 숭숭 나 있다. 동물들 먹이로만 쓰라고 그랬을 것 같다. 늘 다니는 길인데도 관심을 가지고 다니면 새로운 볼 것이 생긴다. 알려면 나서야 한다. 산수도 책이다. 

 

 

 

 

북한산계곡

 

 

원증국사 보우 탑비

 

 

귀룽나무(장미과)

 

 

산사나무(장미과) / 밤꽃이 남성의 향기라면 산사나무 꽃은 여성의 향기를 낸다



민백미꽃(박주가리과)

 

 

북한산대피소

 

 

속단(꿀풀과)

 

 

동장대

 

 

산뽕나무(뽕나무과) 열매

 

 

소나무를 비켜 간 산성

 

 

이곳 산딸나무(층층나무과)는 꽃이 작다

 

 

싹이 늦게 나온 물푸레나무(물푸레나무과)

 

 

북한산 정상이 보이는 진달래능선

 

도봉산이 보이는 곳 / 진달래능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