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북한산 영봉 · 백운대 / 가던 길 뒤돌아보면 생각지 못한 경치가 있다

향곡[鄕谷] 2024. 4. 17. 15:51

 

북한산 영봉과 백운대

가던 길 뒤돌아보면 생각지 못한 경치가 있다

 

우이동 - 용덕사 - 영봉 - 하루재 - 백운대 - 대동문 - 소귀천계곡 - 우이동

이동거리 12.5㎞. 이동시간 7:07. 휴식시간 1:40. 계 8:47. (2024.4.16. 대체로 흐림)

 

 

 

 

 

산에서 진달래가 피면 봄이다. 진달래는 봄산에 피는 온대식생을 대표하는 우리 꽃나무이기 때문이다. 산 아래는 진달래꽃이 지고 철쭉꽃이 피고 있는데, 해발 400에 올라서니 진달래는 지금이 한창이다. 소나무가 척박한 능선으로 올라가며 자라듯 진달래도 그렇다. 진달래는 암석이 있는 곳도 좋아해서 바위틈에서도 자란다. 산길에는 어제 내린 비로 꽃잎이 많이 떨어졌다. 그 꽃잎을 밟고 걸었다.   

 

영봉은 바로 앞에 인수봉을 볼 수 있는 멋진 조망터이다. 오늘은 구름이 봉우리를 가두고 내놓지 않는다. 구름이 걷히는 모습을 찍으려 카메라를 가지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오늘 구름은 안개층운이어서 해가 나면서 차츰 걷히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구름은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평균 수명은 10분이라 하지 않던가. 

 

나무나 풀이 무성함은 산 아래와 위가 다르고, 성 안과 밖이 다르다. 산 아래가 더 무성하고, 성안 보다 밖이 더 무성하다. 기온 차에 의한 광합성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한번 잎이 나면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물푸레나무는 산길에서 자주 본다. 백운산장 앞 가장 큰 나무가 물푸레나무이고, 백운대 꼭대기에 까마귀가 쉼터를 마련한 나무도 물푸레나무다. 바위종다리는 몇 번 영봉 부근에서 보았는데, 이번에는 백운대 정상까지 올라왔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날아가질 않는다. 종다리가 울면 하늘이 맑아진다는데 그런 울음을 듣고 싶다. 

 

깔딱 고개를 지나면 인수봉을 쳐다보기 바빴는데, 구름이 에워싸고 있으니 인수봉 아래 인수암 절간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상중무불 불중무상(相中無佛 佛中無相). 부처의 모습을 갖춰도 형상일 뿐이요, 부처는 상이 없다. 형상에서 부처를 구할 수 없으니 형상이 아닌 것에서 찾으란 말이다. 진리가 어디 외형에 있겠는가? 구름이 산을 가두니 잠시 생각하며 오른다.   

 

백운대에서 내려섰다. 만경대에 이어진 병풍바위에서 백운대를 돌아보았다. 산 가까이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백운대 산체이다. 산길을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멋진 경치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며 살아왔던 일을 반추하듯, 걸어온 산길도 그러하다. 그렇게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운다.

 

 

 

 

 

진달래

 

 

영봉 정상석이 앙증맞다

 

 

소나무와 진달래 / 영봉에서

 

인수암

 

 

처녀치마는 꽃이 지고 없다

 

 

(구) 백운산장

 

 

만경대와 노적봉 / 백운대에서

 

 

물푸레나무에 앉은 까마귀 / 백운대에서

 

 

바위종다리

 

 

인수봉

 

 

백운대에서

 

 

백운대를 돌아보며

 

 

야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