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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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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남장대터 / 북한산성 입구에서 남장대터 돌아오기

향곡[鄕谷] 2023. 10. 28. 20:25

북한산 남장대터

북한산성 입구에서 남장대터 돌아오기

 

북한산성 입구 - 중성문 - 중흥사 - 행궁지 - 남장대터 - 나월봉 - 부왕동암문 - 부왕사터 - 중성문 - 북한산성 입구

이동거리 11.2㎞.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2:05. 계 7:17

 

 

여름에 초록에 묻혀 있던 나무들이 저마다 다른 색상으로 나타난다. 단풍이 절정이다. 절정의 단풍에 마음도 붉게 물들고, 눈을 두리번거리면 새로운 나무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지난주는 북한산 정상 턱밑인 노적봉 뒤편 단풍이 아름다웠다. 이번 주는 계곡으로 단풍이 더 내려왔다. 부왕사터 쪽이 나을 것 같아 그리로 길을 잡았다.   

 

북한산계곡 단풍나무 사이로 큰 말채나무 몇 그루가 노란빛으로 서 있다. 말채나무들은 서로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말채나무는 가지가 휘어져 말채찍 같다고 하여 얻은 이름이다. 높이 매단 가지는 품이 넓고 고고하다. 산사나무 고목이 행궁지 갈림길에 있다. 새들을 유혹할 열매는 꽃받침잎이 달린 채로 벌써 다 떨어졌다. 산사나무에겐 가을이 너무 짧다.

 

북한산에서는 최근에 백운대로 가는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중흥사 갈림길에는 산객을 배웅하듯 달뿌리풀이 하늘하늘 서 있고, 그 뒤로 참회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참회나무와 사촌간인 참빗살나무가 가지가 늘어지도록 열매를 달고 있다. 열매 사이로 금방이라도 빨강 물이 묻어 나올 듯하다. 맛을 보니 살짝 단맛이 있다. 새들을 불러 모아 충분히 성찬을 베풀 수 있겠다.  

 

북한산계곡에서 노부부가 단풍길을 걷고 있다. 같이 걷는 모습이 아름답다. 늙는다는 것은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인데,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 좋다. 능선에 올랐다. 좌우로 내려보는 산 풍경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품안에 가득찼다. 부왕동암문 하산길 가을빛이 화려하다. 시인선생이 단풍에 대한 시를 낭송하였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우리는 단풍 밭에 누워 얼굴이 빨갛게 되어 그 말을 음미하였다.  

 

 

 

북한산계곡

 

 

북한산계곡을 걷는 노부부

 

 

 

 

말채나무

 

 

단풍나무와 말채나무 잎

 

 

참회나무

 

 

참빗살나무

 

 

단풍나무숲

 

 

북한산 정상 봉우리들

 

 

북한산 의상능선

 

남장대터 부근

 

 

부왕사터

 

 

부왕사터 하산길